R&D 발목잡던 대못규제들, '샌드박스'로 확 푼다

머니투데이 세종=민동훈 기자 2020.09.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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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그동안 우수하게 (R&D)연구개발을 추진한 기업에 대해 규제를 일괄 면제해 주는 'R&D 샌드박스'가 도입된다. 연구비 집행·정산, 연구목표와 컨소시엄 변경 등에 자율성이 대폭 확대돼 시장환경 변화에 따른 유연한 R&D 추진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8일 산·학·연 전문가와 함께 비대면 온라인 간담회를 갖고 '시장중심의 자율적·개방적 산업R&D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간담회에는 이학성 LS ELECTRIC 전력시험기술원장, 김후식 뷰웍스 대표,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 최재영 성균관대 교수, 박상진 기계연 원장, 정양호 KEIT 원장, 나경환 R&D전략기획단장, 권오경 공학한림원 회장 등이 참여했다.



이날 논의한 산업 R&D 혁신방안은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환경변화에 따른 보다 근본적인 R&D 시스템 개편의 필요성이 제기된데 따라 마련한 것이다. 정부 R&D의 경제적 성과를 높이고 '초 불확실성' 시대의 산업환경을 고려해 관리와 규제, 기술공급자 중심의 R&D 시스템을 자율과 시장중심의 R&D로 개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요 내용을 보면 △연구 자율과 책임성 강화 △시장·성과 중심의 R&D 시스템 △개방형 혁신 강화의 3가지 전략 아래 △R&D샌드박스 도입 △기업 매칭부담 완화 △대규모·통합형 R&D 등 다양한 정책과제를 추진한다.



우선 연구기관의 연구 자율성과 책임성 강화를 위해 우수 기업 등에 R&D 규제를 일괄 면제하는 'R&D 샌드박스'를 도입한다. 연구과정에서 비목간 전용 확대, 현금인건비 사용 확대, 연구비 이월 및 사업비 정산에 대한 자율성이 확대되고, 연구목표와 컨소시엄 변경 등도 자유로워 진다. 이를 통해 시장환경 변화에 따른 자율적 R&D 추진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게 정부의 기대다.

기업의 민간 현금부담금을 최대 4분의1 수준으로 감면할 수 있도록 해 대·중견기업과 중소기업간의 협력 R&D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R&D 평가에 있어도 이분법적이고 계량적인 평가방식을 탈피하기 위해 성공·실패 관점의 평가를 없애고, 정성적 평가방식을 적용한다.

시장과 성과 중심의 산업R&D 시스템 마련을 위해 밸류체인상 전후방 기업이 협력하는 대규모·통합형 R&D를 도입한다. 후방의 중소기업들과 전방의 대·중견기업을 포함해 관련 산학연이 함께 참여하는 대규모 통합형 R&D를 신규과제의 20% 이상 추진한다. 이를 통해 개별기업의 경쟁력을 넘어 제품군, 산업단위의 통합적 성과창출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참여 대·중견기업의 매칭부담을 현재의 절반 수준까지 대폭 경감하고 총괄기관에 목표변경, 사업비 변경 등의 자율성을 부여할 계획이다.


기업R&D는 시장수요와 사업화 역량을 중심으로 기획·관리한다. 기술개발 단계에 따라 과제형태를 구분해 공공연·대학 주관과 기업주관의 과제를 명확히 구분하고, 기업 과제는 기획시 시장의 수요를 적극 반영한다. 선정평가시에는 그동안의 'R&D 사업화 실적'을 고려한다. 최종 평가시 우수 연구과제에 대해서는 실증 및 사업화를 위한 추가 연구개발을 2년 이내에서 지원토록 할 계획이다.

민간투자 방식의 기업R&D 지원을 위해 ‘기술혁신 전문펀드’를 결성한다. 정부 출연방식 위주의 정부 R&D와 달리 민간 투자방식으로 기업R&D에 투자하는 기술혁신 전문펀드를 연내에 1600억원 규모 조성한다. 이후 3년간 총 5000억원 규모로 조성해 혁신기업에 투자할 방침이다.

글로벌 공급망(GVC) 진출을 위한 '글로벌 수요기업 연계 R&D'를 도입한다. 신속한 기술개발을 위해 해외 기술도입이나 M&A를 통해 확보한 기술을 토대로 추가개발을 지원하는 '글로벌 X&D(해기술확보 및 추가개발)'사업도 신규로 추진한다.

이밖에 내년 말까지 한-아세안 R&D플랫폼인 산업혁신기구를 신설해 아세안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현재 2~3% 수준에 불과한 국제협력 R&D과제 비율을 2023년 15%까지 확대키로 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전례없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중요한 것은 변화와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기술혁신역량"이라며 "산업 R&D가 기업들이 위기를 헤치고 혁신역량을 강화하는데 효과적으로 지원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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