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퓨얼셀, 유상증자에도 이례적 '上'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2020.09.08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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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퓨얼셀 연료전지 /사진제공=두산퓨얼셀두산퓨얼셀 연료전지 /사진제공=두산퓨얼셀


두산퓨얼셀이 유상증자를 발표한 후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했다. 주가 희석 우려보다 그린 뉴딜 정책 수혜와 신사업 기대감이 훨씬 더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7일 두산퓨얼셀 (18,850원 ▼580 -2.99%)은 전 거래일 대비 29.90% 상한까지 오른 5만9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두산그룹이 지난 4일 자구안을 내놓으면서 두산그룹주는 두산중공업을 제외하고 이날 모두 올랐다. 두산 (131,700원 ▼9,300 -6.60%)은 장중 한때 상한가까지 올랐으나 26.85% 오른 5만7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국내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매각되는 두산솔루스 (18,600원 ▼670 -3.48%)는 6.76% 올랐다. 두산밥캣 (51,600원 ▼200 -0.39%)은 5.95%, 두산인프라코어 (7,700원 ▼20 -0.26%)는 3.02% 상승했다.

두산퓨얼셀은 지난 4일 장 마감 후 유상증자 결정을 공시했다. 증자 규모는 3420억원으로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유상증자는 호재보다는 악재로 받아들여진다. 새로 발행된 주식으로 인해 주가가 희석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언제나 악재인 것은 아니다. 회사가 성장 잠재력이 큰 사업에 투자하기 위한 자금 조달 수단으로 유상증자를 활용할 때는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하반기 들어 40% 넘게 오른 두산퓨얼셀의 주가 흐름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가 주가에 호재가 되는 상황이더라도 상한가 가까이 오르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며 "그린 뉴딜과 신사업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두산퓨얼셀은 지난 7월 정부가 신재생 에너지 공급량을 늘리는 '그린 뉴딜' 계획을 발표한 이후 주가가 급등했다. 두산퓨얼셀은 국내 발전용 연료전지 점유율 1위 업체로, 최근 수소충전소용 연료전지 등 수소 관련 신규 사업 진출 계획도 밝힌 상태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성장주의 유상증자는 호재"라며 "두산퓨얼셀의 경우 자금 조달 문제가 그동안 투자 리스크로 작용해왔기 때문에 증자는 리스크 해소 관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같은 날 유상증자를 발표했던 두산중공업 (14,690원 ▼210 -1.41%)은 1.23% 하락한 1만6100원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 1~2%대 하락세를 보이다가 오후 들어 상승 전환하며 강보합권에서 움직였지만, 결국 하락 마감했다.

두산중공업의 경우 두산퓨얼셀에 비해 유상증자 규모가 훨씬 크다. 두산중공업의 증자 규모는 1조3000억원으로 시가총액의 4분의 1 수준이다. 신규 발행 주식 수는 기존 발행 주식의 48%로 주식 수 기준 희석효과는 32% 수준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두산중공업 주가는 신재생, 소형모듈원전, 가스터빈 등 신사업 진출 기대감으로 가파르게 오른 상황이다. 지난 한 달간 상승률은 약 75%다. 주주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두산중공업의 유상증자가 같은 날 발표된 두산퓨얼셀 지분 양수와 더불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것인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자본확충 계획은 이자비용 감축과 재무비율 개선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다만 최근 미래사업 관련 기대로 주가가 급등했고 향후 주가에 따라 자본확충 규모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이익창출을 위해 기존 사업의 업황 회복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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