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까지 숨겼다?"…이미지 반전 노리는 남양유업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2020.09.07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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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까지 숨겼다?"…이미지 반전 노리는 남양유업


연이은 악재에 실적 부진까지 겪고 있는 남양유업이 이미지 회복에 나섰다. 870억원을 투자해 최신설비를 도입한 신규 공장을 가동하고 대리점·지역주민과 상생협력하는 등 경영 쇄신으로 소비자 신뢰를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한 244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119억원으로 지난 1분기에 이어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매출액은 47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5% 줄고, 영업손실 325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남양유업은 코로나19(COVID-19)발 내수경기 침체, 휴교로 인한 급식 우유 납품 감소 등으로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잇따른 악재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남양유업의 매출은 2017년 1조1670억원에서 2018년 1조780억원, 2019년 1조308억원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2016년 418억원을 기록한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4억원으로 주저앉았다.

서울우유, 매일유업 등 경쟁업체와 비교해도 코로나19 외 요소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다. 남양유업은 우유업계 '빅3' 중 유일하게 올해 상반기 매출이 감소했다. 급식우유 시장 점유율인 50%인 서울우유보다 남양유업이 더 부진한 실적을 낸 것이다.

남양유업은 2013년 대리점 갑질 사건으로 시작된 제품 불매운동 여파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미지 개선 노력이 무색하게 짠물배당, 분유 이물질 논란, 창업주 외손녀(황하나) 이슈 등 악재가 이어진 탓이다. 올해도 경쟁업체를 비방하는 글을 게시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대리점에 계약서를 지연교부한 사실이 적발되는 등 악재가 계속되고 있다.


소비자에 미운털이 박히다보니 이미지 쇄신을 위한 노력이 '꼼수'라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남양유업이 지난해 12월 자회사 '남양F&B' 사명을 '건강한사람들'로 사명을 변경하자, 일각에서는 '남양'이라는 이름을 숨기려는 의도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남양유업은 기존 PET음료 등을 주로 생산·운영하던 체계에서 신선이유식·치즈·HMR(가정간편식) 등 다양한 제품군을 생산하는 종합식품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사명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남양유업은 약 870억원을 투자한 '건강한사람들' 신규 공장을 올해 3월부터 가동하고 있다. 신규 공장에는 영양소 손실을 막는 비가열 전기식 살균 기기 'PEF설비'와 초고압력 살균 기기 'HPP설비' 등 최신 설비가 도입됐다. 최고 품질 제품을 생산해 '고품질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지역주민·대리점주와 상생협력 활동도 강조하고 있다. 충청남도 홍성군에 있는 건강한사람들 사업장 종업원 164명은 모두 지역 주민들이다.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남양유업의 의지가 반영됐다. 갑질 논란을 빚은 대리점들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협력이익공유제 시범 도입 △대리점 단체의 교섭권 강화 △대리점 복지정책 확대 등 정책을 시행 중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식품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여 고객이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게 회사의 핵심가치이자 비전"이라며 "온라인에 존재하는 건강한사람들에 대한 오해와 루머가 하루빨리 해소되기를 바라고, 근거 없는 악의적 비방 글에는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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