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빠진 IFA 中 '잔치판'…EU 가전시장 격돌 예고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20.09.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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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등 굵직한 기업 불참에 中 비중 높아져…삼성·LG 존재감 발휘

LG전자 CTO 박일평 사장이 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0’에서 홀로그램으로 등장해 ‘집에서 좋은 삶이 시작됩니다(Life’s Good from Home)’를 주제로 프레스 콘퍼런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LG전자 CTO 박일평 사장이 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0’에서 홀로그램으로 등장해 ‘집에서 좋은 삶이 시작됩니다(Life’s Good from Home)’를 주제로 프레스 콘퍼런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규모를 대폭 축소해 개최된 'IFA 2020'에서 중국 업체들이 사실상 독주했다. 매년 최대 규모로 전시장을 꾸린 삼성전자 등 굵직한 기업들이 불참을 선언한 틈새를 파고들어 유럽 시장을 공략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 빠진 IFA, 中 잔치
6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에서 지난 3~5일 진행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0에 온·오프라인으로 참가한 30개국 1450여개 기업·단체 중 중국의 비중은 90% 이상이었다. 지난해 1900여개 기업·단체 중 중국 비중이 40%였음을 감안하면 사실상 올해 행사를 중국이 먹여살린 셈이다.



오프라인으로 진행된 프레스 콘퍼런스에도 화웨이, TCL, 오포, 하이얼, 투야 등 중국 기업들이 대거 참석했다.

지난해 IFA엔 6일간 총 24만5000명이 방문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하루 최대 관람 인원을 1000명으로 줄이고 행사 기간도 전년도 5박6일에서 2박3일로 줄이면서 참가 기업이 크게 줄었다. 그나마 대부분이 온라인으로 진행된 '익스텐디드 스페이스'를 통해 참가했다.



TCL, 롤러블폰·QLED 공세…화웨이, 유럽시장 공략 노골화
지난해 9월6일부터 11일까지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9’가 열린 독일 베를린 ‘메세 베를린(Messe Berlin)’ 입구 /사진제공=LG전자지난해 9월6일부터 11일까지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9’가 열린 독일 베를린 ‘메세 베를린(Messe Berlin)’ 입구 /사진제공=LG전자
중국 TCL은 프레스 콘퍼런스를 통해 롤러블폰을 공개해 눈길을 모았다. 제품 오른쪽을 잡아당기면 내부에 말려있던 화면이 확장되는 방식이다. LG전자 역시 내년 출시를 목표로 롤러블폰을 준비하고 있다. TCL은 올해 출시 예정이 아니라면서, 아직 시제품 단계라고 강조했다. TCL은 지난해 IFA에서도 삼성전자의 '갤폴드'를 연상시키는 다수의 폴더블폰 시제품을 공개한 바 있다.

올 2분기 전세계 TV시장에서 수량 기준으로 LG전자를 꺾고 2위에 오른(시장조사업체 옴디아 기준) TCL은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QLED TV(퀀텀닷 필름을 활용한 TV) 공략 강화도 강조했다. TCL은 QLED TV 및 미니 LED TV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갖춘 차세대 시청각 프로세서 'AiPQ 엔진 젠 2'를 선보였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제재를 받고 있는 화웨이는 유럽시장을 향해 노골적인 구애에 나섰다.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월터 지 화웨이 유럽 컨슈머비즈니스그룹 사장은 "화웨이는 서유럽 11개국 8500명의 직원을 포함, 유럽 전역에서 총 1만4000명 이상을 고용했다"며 "앞으로 유럽에 플래그십스토어 8개를 포함해 오프라인 매장 50개를 추가로 열겠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올해 IFA에서 예년과 달리 자체 모바일 프로세서(AP)인 기린칩 신제품을 공개하지 않았다. 기린칩을 위탁생산해온 대만 TSMC가 미국의 제재로 제조 중단을 선언해서다. 유럽 시장은 화웨이 전체 매출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

중국의 가전 브랜드 하이얼은 스마트홈 애플리케이션 '혼(hOn)'을 공개하고, 전세계 스마트홈 시장 주도 의지를 피력했다. 이는 LG전자의 올해 IFA 테마와도 겹친다.

삼성·LG전자, 나란히 가상 전시관…테크 리더십 과시
삼성전자는 2일 유럽을 중심으로 하반기 주요 신제품을 소개하는 버추얼 프레스 콘퍼런스 'Life Unstoppable'(멈추지 않는 삶)을 2일(영국 현지시간) 개최했다. /사진제공=삼성전자삼성전자는 2일 유럽을 중심으로 하반기 주요 신제품을 소개하는 버추얼 프레스 콘퍼런스 'Life Unstoppable'(멈추지 않는 삶)을 2일(영국 현지시간) 개최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올해 IFA의 전체적 흥행 저조에도 한국 기업들은 테크 리더십을 발휘했다.

LG전자 (91,200원 ▼1,400 -1.51%)는 한국 업체 중 유일하게 프레스콘퍼런스에 참가해 뉴노멀 시대의 스마트홈 리딩 기업으로서의 철학을 소개했다.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는 IFA에 불참했지만 자체 가상 전시관을 통해 프리미엄 프로젝터 '더 프리미어' 등을 선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해외 주요 IT 매체들은 올해 IFA에서 주목할 만한 트렌드로 홈시네마를 꼽았다.

양사는 나란히 혁신적인 기술이 집약된 온라인 가상전시관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1,2위 가전기업이 테크 리더십을 선보인 만큼 앞으로 중국 등 다수 기업에 가상전시관 등 트렌드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IFA에 첫 참여한 현대자동차는 수소연료전지 기술의 잠재력에 대한 토론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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