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에 힘 실린 두산重, 풍력·가스터빈에 수소 더했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0.09.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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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에 힘 실린 두산重, 풍력·가스터빈에 수소 더했다


두산그룹 자구안 이행이 속도를 낸 가운데 이제 관건은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두산중공업의 재건이다.



이를 위해 그룹은 고속성장이 예견된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두산중공업 (17,220원 ▼300 -1.71%) 산하에 편성하기로 했다. 두산중공업의 기존 풍력, 가스터빈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의 한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 수소연료전지 계열사 두산퓨얼셀은 조만간 대규모 증설을 위한 구체적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4일 두산퓨얼셀이 시설자금 확보 등을 위해 발표한 34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결정이 증설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두산퓨얼셀이 현재 74MW(메가와트) 규모의 연간 생산능력을 두 배 이상인 200MW 수준으로 늘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두산퓨얼셀의 증설은 일단 수소경제 활성화와 함께 성장할 수소연료전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국내 발전용 수연료전지 사업은 2040년까지 연평균 20%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바탕으로 2023년엔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것이 두산퓨얼셀의 목표다. 이는 올해 증권가 예상 매출액 4790억원의 두 배 이상 규모다.

재계에서는 고속성장이 예견된 두산퓨얼셀의 증설은 두산중공업 재건과 직결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그룹은 지난 4일 두산중공업 1조3000억 규모 유상증자를 중심으로 한 자구안을 발표하며 박정원 그룹 회장 등 대주주 일가가 보유 중인 두산퓨얼셀 지분 23%(약 5740억원)를 두산중공업에 무상 증여하는 결정도 내렸다. 이 작업이 마무리되면 두산퓨얼셀의 최대주주는 두산중공업이 된다. 결국 추후 두산퓨얼셀 성장은 모회사가 될 두산중공업의 재무안전성 강화로 연결되는 셈이다.

두산퓨얼셀을 통한 두산중공업 재건 효과는 여기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두산중공업이 현재 중점 육성 중인 미래성장동력과 수소연료전지 사업의 시너지도 예상돼서다.

우선 풍력 사업과의 동반 성장이 기대된다. 에너지 업계 한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이 풍력을 이용해 수소를 만들게 되면 '그린수소' 영역으로도 사업을 확장할 수 있게 된다"며 "수소 생산과 보관·운송, 발전까지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갖추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스터빈 사업도 수소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액화천연가스(LNG) 가스터빈을 넘어 보다 친환경적인 수소 가스터빈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2025년까지 기술개발 완료 후 실증과정까지 거치면 이르면 2028년 수소 가스터빈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자회사로 편입될 두산퓨얼셀은 이 과정에서도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은 해상풍력 사업을 2025년까지 연매출 1조원 이상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며 가스터빈 사업에서는 2026년까지 3조원 매출을 낸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총 4조원 규모의 풍력, 가스터빈 사업에 수소사업과의 시너지도 가세하는 셈이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두산그룹과 채권단은 두산중공업을 3년 안에 자립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알고있다"며 "풍력과 가스터빈, 수소 3각 편대의 시너지가 자립 시점을 앞당길 플러스 알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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