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3조 확보 자구안 중 절반 지켰다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최민경 기자 2020.09.0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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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3조 확보 자구안 중 절반 지켰다


두산그룹이 채권단과 합의해 목표로 내건 3조원의 자구안 중 절반을 이행했다. 두산중공업이 1조3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것은 물론 이를 위해 두산솔루스와 모트롤사업부 등 매각 결정도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두산중공업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박정원 회장 등 오너 주주들도 5000억원이 넘는 사재 출연에 나섰다.

두산중공업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듀산퓨얼셀 지분 확보로 친환경 신사업 시너지도 '강화'
두산그룹, 3조 확보 자구안 중 절반 지켰다
4일 두산 그룹은 두산중공업이 1조3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함은 물론 (주)두산이 두산솔루스와 모트롤사업부 매각 계약을 각각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를 위해 내놨던 3조원 규모의 자구안 퍼즐이 속속 맞춰지는 중이다.

박 회장은 지난 6월 그룹 전 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두산중공업이 3조원 이상 재무구조 개선을 목표로 연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자본확충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KBD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3조6000억원의 지원을 받으면서 그룹 차원의 자구안을 제시했었고 이같은 4월 당시 수용됐다. 두산중공업은 앞서 클럽모우CC를 1850억원에 매각을 완료해 채권단 차입금 상환에 활용했다.

이번에 유증으로 확보할 자금을 감안하면 총 3조원의 자구안 중 절반에 달하는 1조4850억원을 마련한 셈이다. 이날 두산은 두산솔루스 지분 18.05%를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2382억원에, 두산모트롤사업부는 소시어스-웰투시 컨소시엄에 4530억원에 각각 매각키로 결정했다. 박 회장 등 대주주들이 보유한 두산솔루스 지분 34.88%도 4604억원에 스카이레이크에 매각된다.

두산은 현재 두산중공업의 지분 44.86%를 들고 있는 대주주다. 두산솔루스 지분이나 두산모트롤사업부 매각 대금도 추후 두산중공업 유증 참여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은 이밖에 박정원 그룹 회장 등 (주)두산 대주주들로부터 두산퓨얼셀 지분 23%를 무상증여 받았다. 이를 3일 종가로 환산시 5740억원 규모다.

재무안전성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수소경제'라는 공통 분모의 친환경 에너지 사업 시너지도 기대된다.

두산퓨얼셀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시장에서 독보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최초 액화수소플랜트 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비롯해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수소를 만드는 그린수소 생산, 가스터빈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한 수소터빈 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두산 관계자는 "채권단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을 위한 기반을 계획대로 마련할 수 있었다"며 "남은 일정도 차질없이 진행해 최대한 빨리 정상 궤도에 올리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남은 절차, 1.5조원 추가 마련은?…두산인프라코어로 매각 성사에 관심 '집중'
두산그룹, 3조 확보 자구안 중 절반 지켰다
이제 남은 절차는 자구안 중 절반(1조5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다.

시장의 관심은 자구안의 핵심으로 꼽히는 두산인프라 매각에 쏠려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오는 22일 공개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7%를 보유중이다.

주요 PEF 운용사와 일부 SI(전략적투자자)가 인수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현재 IMM프라이빗에쿼티 등 FI(재무적투자자)와 진행 중인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소송이 걸림돌로 지적되기도 한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가는 최대 1조원까지 거론된다.

이밖에 두산건설도 매각이 예상되며 시중에서 알려진 예상가격은 약 3000억원 수준이다. 두산건설은 통매각 대신 분리 매각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두산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 지분매각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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