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박정원 회장도 사재 털었다…재무개선·신사업 '속도'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최민경 기자 2020.09.0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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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정원 두산 회장이 5700억원 규모의 두산퓨얼셀 지분을 두산중공업에 무상증여하는 것은 물론 1조3000억원대 두산중공업 유상증자에도 나선다. 두산솔루스와 모트롤사업부 매각을 통해 1조1500억원도 추가로 확보한다.

두산중공업, 1조3000억원 유증…"채무 상환으로 재무구조 획기적 개선"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도 사재 털었다…재무개선·신사업 '속도'


4일 두산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방식이다. 실권주는 주관사가 총액 인수한다.



발행되는 주식 수는 총 1억2149만5330주로 증자를 통한 자금은 모두 채무상환에 활용할 예정이다. 주당 발행가는 1만700원으로 예정됐고 최종 주가는 11월30일 확정된다.

앞서 두산중공업은 지난 7월 클럽모우CC 매각대금을 채권단 지원자금 상환에 사용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마련하는 자금도 차입금 상환 등에 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이라며 "아울러 가스터빈, 신재생에너지, 차세대 중소형원자로(미국 소형모듈원전 등), 수소, 연료전지 사업 중심의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두산, 두산솔루스·모트롤사업부 매각…1조1516억 현금 확보 "두산重 유증 참여 재원 확보"
이날 두산은 또 채권단과 협의한 자구책 이행의 일환으로 두산솔루스를 매각하고, 모트롤사업부도 제3자에게 넘기는 계약을 각각 체결했다고 밝혔다.

두산은 먼저 두산솔루스 지분 18.05%를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2382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대주주가 보유한 지분 34.88%도 4604억원을 받고 스카이레이크에 매각한다. 이로써 스카이레이크는 두산솔루스의 과반수 이상 지분을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등극한다.


두산은 또 모트롤사업부를 물적분할하고 소시어스-웰투시 컨소시엄에 이를 매각하는 계약도 완료했다. 매각금액은 4530억원이다.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 유상증자 참여 등 재무구조 개선을 지원하기 위해 다각도로 재원 확보를 추진해왔다. 지난 8월엔 밴처캐피털 자회사 네오플럭스 지분 96.77%도 신한금융지주에 730억원에 매각했다. 두산타워 매각도 진행 중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이번 매각을 통해 두산중공업 유상증자 참여에 필요한 재원을 충분히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정원 회장 사재 출연까지…두산중공업 재무 보강에 '사활'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도 사재 털었다…재무개선·신사업 '속도'
두산은 박 회장 등 (주)두산 대주주들이 보유중인 두산퓨얼셀 지분 23%를 두산중공업에 무상증여한다고 밝혔다. 이는 3일 종가 기준 금액으로 5740억원 규모다.

이를 통해 두산중공업은 두산퓨얼셀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두산중공업은 유상증자 진행 외에 두산퓨얼셀 지분까지 확보함으로써 재무 안전성을 더 높인다.

두산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 강화는 물론, 두 회사 간 시너지 효과를 통해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더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두산퓨얼셀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시장에서 독보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최초 액화수소플랜트 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비롯해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수소를 만드는 그린수소 생산, 가스터빈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한 수소터빈 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무엇보다 두산중공업과 두산퓨얼셀은 수소경제라는 공통 분모 위에서 양사 간 사업적 시너지가 기대됐다.

향후 두산중공업은 두산퓨얼셀 대주주로 연료전지 발전기술도 확보하게 된다. 연료전지(440kW), 풍력(3~8MW급), 중소형원자로(SMR, 단위 60MW), 가스터빈(270MW, 380MW)으로 이어지는 친환경 발전기술 라인업을 구축한다.

두산퓨얼셀은 두산중공업의 EPC 역량과 글로벌 고객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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