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에 택배물량 ↑, 기대되는 제지업체 하반기 실적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20.09.04 15:26
글자크기
코로나 재확산에 택배물량 ↑, 기대되는 제지업체 하반기 실적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택배·배달 물량이 증가하면서 골판지·포장지 등의 생산량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수혜를 받아 실적 개선을 이룬 제지업체들이 하반기에도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지업계 선두기업인 한솔제지 (9,930원 ▼20 -0.20%)의 올 상반기(1~6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744억원, 50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317억원, 344억원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5.2%에서 9.6%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제약, 제과, 가정간편식(HMR) 등의 포장재로 쓰이는 백판지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2분기 영업이익도 3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3%증가했고 순이익은 279억원으로 전년(49억원)보다 5배 넘게 늘었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솔제지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실적 호조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내년에도 견조한 실적 모멘텀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백판지업계 2위인 깨끗한나라 (2,165원 ▼55 -2.48%)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362억원)과 당기순이익(252억원)은 모두 흑자로 돌아섰다. 깨끗한나라는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108억원 적자였고 당기순이익도 249억원 적자를 보였다. 백판지 물량 외에도 마스크 등 위생용지 판매가 증가한 덕분이다. 지난해 231%이던 부채비율도 상반기 192%까지 하락했다.

이현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지 산업의 수익성이 하반기에도 유지돼 깨끗한나라의 올해 매출액이 전년대비 1.5% 늘어난 6031억원을 기록하고 영업이익은 601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택배 물량이 늘어나면서 택배상자의 재료가 되는 골판지 분야는 매출이 크게 늘었다. 골판지 원지를 생산하는 태림페이퍼의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2247억원에서 올해 3544억원으로 급신장했다. 수년 동안 영업 적자에 시달리던 페이퍼코리아 (862원 ▼8 -0.92%)는 올 상반기 183억원을 올려 흑자전환했다. 매출액도 지난해 상반기 1187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787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다만 전통적으로 제지업계를 주도했던 인쇄용지 분야는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사회 각 분야에서 비대면·페이퍼리스(종이 없는) 업무가 확산된 가운데 온라인 등교에 따라 학습 교재, 필기 용지 등 신학기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무림페이퍼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5051억원으로 지난해 5625억원에 비해 줄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도 지난해 470억원에서 413억원으로 감소했다. 한솔제지의 올해 상반기 인쇄용지 부문 매출액은 2410억원으로 지난해 2740억원보다 줄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