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6년, 숫자가 말한다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2020.09.07 10:11
글자크기

[MT리포트]윤종규의 도전

편집자주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3연임 출사표를 냈다. 그와 경합하는 후보자 명단도 추려졌다. 노동조합이 반대하지만 금융권은 윤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을 높게 본다. 이는 곧 지난 6년간의 성과와 리더십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한다는 의미다. 결과는 오는 16일 나온다.

KB금융 실적/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KB금융 실적/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3년 연속 3조원대 순이익 달성, 연평균 자산 성장률 11.8% 기록, 시가총액 10조원 이상 증가…….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경영실적은 숫자가 말한다. KB금융 역사상 처음으로 ‘연임 회장’ 타이틀을 거머쥔 윤 회장이 3연임을 바라보는 건 지난 6년간 새롭게 갈아치운 숫자 덕분이다.

윤 회장은 연임에 성공한 2017년, 리딩금융의 자리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2008년 이후 9년 만이었다. 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3조원대 순이익을 거뒀다. 이듬해, 지난해에도 3조원대의 순이익을 올렸다. ‘반짝 성장’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한 셈이다. 2017년 이후 KB금융은 신한금융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다. 이 시기 양적·질적 성장을 모두 이뤘다. 지난 2분기에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다시 리딩금융 자리에 올랐다.



윤 회장이 2014년 11월 취임한 이후 자산규모도 줄곧 늘었다. KB금융의 자산규모는 2014년 말 308조원에서 올 상반기 570조원으로 껑충 뛰었다. 특히 ‘은행 쏠림’을 개선한 게 두드러진다. 비은행 계열사 총자산이 같은 기간 33조원에서 143조원으로 급증했다. KB금융의 연평균 자산 성장률은 다른 금융그룹과 비교하면 더 돋보인다. 이 기간 KB금융은 11.8%의 자산 성장률을 기록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경우 각각 10.3%, 6.3%였다. 윤 회장은 이처럼 KB금융의 몸집을 키우면서 동시에 비은행 부문의 약점을 메웠다. 우리파이낸셜(현 KB캐피탈),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현대증권(현 KB증권)에 이어 최근 푸르덴셜생명을 품었다. 13개 자회사를 거느리며 종합금융사다운 포트폴리오를 탄탄히 갖췄다. 4대 금융그룹 중 가장 포트폴리오의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른 금융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글로벌 사업이 밀린다는 평가는 옛말이 됐다. 글로벌 자산 규모는 취임 당시인 2014년 45억5800만달러에서 지난 2분기 167억7300만 달러로 늘었다. 올 들어서만 KB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미얀마에서 잇따라 낭보를 전했다. KB국민카드는 태국에 진출했다. 코로나19(COVID-19) 악조건을 뚫고 인도네시아에서 국민은행이 부코핀은행 최대주주로 올라선 건 KB금융의 종합금융 역량 덕분이었다. 윤 회장은 글로벌 투자기업 칼라일그룹과 손잡으며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시동도 걸었다.



시장에서도 ‘금융 대장주’로 자리 잡았다. 2014년 말 14조원대였던 시가총액은 15조9047억원(7일 기준)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는 순위 하락을 면하지 못했다. 신한의 시가총액은 21조1000억원대에서 13조8922억원, 하나는 9조3000억원대에서 8조4218억원으로 각각 내려앉았다. 증권가에선 KB금융을 금융 톱픽으로 꼽는 데 이견이 없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비은행부문을 확대하려면 자회사를 키우는 것만으론 한계가 있고 적절한 인수합병이 필요한데 윤 회장이 결단력 있게 추진해 성장성, 수익성면에서 긍정적인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