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양회, 감자 결정에도 주가 상승한 이유는?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0.09.03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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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양회 주가가 감자 결정에도 불구, 오름세다. 주식을 병합해 총주식 수가 줄어드는 일반적 감자가 아닌 액면가만 낮추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액면가를 떨어뜨려 자본금을 축소한 뒤 배당 가능 이익을 늘릴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다. 다만 주가가 상한가로 치솟은 우선주의 경우 상장폐지가 예정돼 있어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2일 쌍용양회는 전날보다 6.84% 오른 6090원으로 장을 마쳤다. 쌍용양회우는 5.82% 상승한 2만원을 기록했다. 쌍용양회우는 장중 상한가까지 올랐다가 상승폭이 줄었다.



쌍용양회는 전날 액면가를 현재 1000원에서 100원으로 낮추는 무상감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액면가를 줄이는 작업이라 주식수는 변동이 없다. 자본금만 5054억원에서 504억원으로 약 4550억원 줄어든다.

이번 감자는 배당 여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법 제 461조의2에 따르면 액면금의 150%를 초과하는 법정준비금은 주주총회 결의에 따라 배당가능이익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번 감자로 배당 가능이익은 약 1조원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양회는 지난 2018년 7월에도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00원으로 낮춘 바 있다. 쌍용양회는 현재 매년 약 2200억원을 분기로 나눠 배당하고 있다.


다만 쌍용양회가 현재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1126억원 수준이라 당장 1조원 수준의 배당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김승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현재 영업상황에서 배당 재원을 마련하는 방법은 비영업자산을 매각하거나 채권을 발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장기적으로 쌍용양회의 매각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그는 "현재 쌍용양회의 시가총액(3조원)을 감당하며 매수할 수 있는 기업은 찾기 어려워 회사 규모를 줄이는 것이 매각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현재 최대주주인 한앤코시멘트홀딩스는 2016년 4월, 쌍용양회 지분 77.68%를 1조30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적극적 배당을 통해 5400억원을 회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우선주는 전량 유상소각될 예정이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 쌍용양회는 지난달 말 이사회를 통해 우선주 유상소각을 결의했고, 다음달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이를 승인할 계획이다.

한앤코시멘트홀딩스는 이전에도 우선주 상장폐지를 위해 장외매수를 진행해 왔다. 한앤코시멘트홀딩스는 지난 6월 한달간 쌍용양회 우선주를 주당 1만5500원에 장외매수했다.

당시 우선주의 80.3%를 매입했으나 자발적 상장폐지 요건(95%)에는 미치지 못했다. 한앤코시멘트홀딩스는 오는 11월 11일까지 1만5500원에 우선주 장외 매수를 다시 진행한다.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오는 11월에 주당 9297원에 유상소각될 수 있다. 현재 쌍용양회우 주가는 2만원으로 유상소각 및 장외 매수 가격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쌍용양회 측은 "우선주 주가가 전날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비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우선주의 주가 왜곡현상에 깊이 우려하고 있으며, 투자에 주의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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