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그거 몇주나 줍는다고…발빠른 개미들은 장외로 간다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강민수 기자 2020.09.03 04:11
글자크기
삼성증권 마포지점.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첫날, 청약을 위해 고객들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 8시부터 시작된 청약을 위해 아침일찍 부터 고객들이 지점을 찾고 있다.  1시 기준 청약 증거금만 4조7000억원이 넘게 몰리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 사진제공=삼성증권삼성증권 마포지점.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첫날, 청약을 위해 고객들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 8시부터 시작된 청약을 위해 아침일찍 부터 고객들이 지점을 찾고 있다. 1시 기준 청약 증거금만 4조7000억원이 넘게 몰리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 사진제공=삼성증권


공모주 광풍 속 발빠른 투자자들의 눈은 '제2의 카카오게임즈'를 찾느라 바쁘다. 우선 후속 공모주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기업은 10월 청약 일정을 예고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다. 세계적 인기 가수 BTS의 소속사다.

장외시장에도 자금이 쏠리고 있다.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쏟아부어도 고작 수십주에 그치는 공모주 청약을 할 바에야 유망 종목을 IPO(기업공개) 이전에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IPO 최대어 빅히트가 남았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일 오전 생중계로 진행된 'Dynamite' 온라인 글로벌 미디어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일 오전 생중계로 진행된 'Dynamite' 온라인 글로벌 미디어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빅히트는 2일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통해 오는 24~25일 국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10월 5~6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받는다고 밝혔다.



상장 공동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제이피모간증권회사 서울지점이다. 빅히트가 제시한 희망공모가밴드는 10만5000~13만5000원이다. 공모 주식 수는 713만주다.

밴드 기준 예상 공모 규모는 7486억~9625억원이다. 예상 기업가치(상환전환우선주, 스톡옵션 포함)는 3조7757억~4조8545억원이다. 빅히트는 코로나19(COVID-19) 확산에 따른 공연 일정 차질 우려를 극복한 실적을 기록했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히트 상반기 실적은 당사 전망치를 30% 이상 상회했다"며 "음반, 투어가 급감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BTS 공연 동영상 콘텐츠, 유료 온라인 콘서트로 방어했다"고 분석했다. 빅히트의 강점은 다른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차별화된 플랫폼 경쟁력이다. 무엇보다 BTS의 인기가 최고조인데다 실제 가파른 실적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카카오게임즈 청약에서 확인된 공모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장외로 달려간 동학개미
청약 그거 몇주나 줍는다고…발빠른 개미들은 장외로 간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K-OTC 일평균 거래대금은 74억769만원을 기록, 전년 동기(28억5964만원) 대비 160% 가까이 늘었다. K-OTC는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주식시장이다. 이는 올해 들어 월간 기준 최대치다. 역대로 봐도 지난해 11월(113억6000만원), 12월(74억3700만원)에 이어 세 번째다.

사설 장외시장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비상장 주식 통합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의 MAU(월간활성이용자)는 올해 초 1만명대에 불과했다가 지난 7월에는 6만6000명을 넘어서며 급성장했다. 누적 가입자 수도 최근 16만명을 돌파했다. 이날 기준 거래 완료 건수는 2만건에 육박한다.

이같은 성장세는 주식 호황과 더불어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등 대형 공모주가 폭발적인 인기를 끈 영향으로 풀이된다. 향후 상장이 기대되는 종목을 장외시장에서 미리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이환태 금융투자협회 K-OTC 부장은 "공모주의 경우 1억원을 넣어도 몇 주 못 받는 등 경쟁률이 치열하다 보니 상장 전 미리 투자해 IPO 이후 차익을 실현하려는 투자자가 장외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며 "주식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상장뿐만 아니라 비상장 주식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제2의 카카오게임즈…'배그'
온라인게임 배틀그라운드 / 사진제공=블루홀온라인게임 배틀그라운드 / 사진제공=블루홀
최근 장외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종목은 1인칭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알려진 크래프톤이다. 크래프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613억원으로, 1년 만에 400% 넘게 급증했다.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게임 업종 수혜도 기대된다. 크래프톤은 IPO 준비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40만원대였던 크래프톤의 장외주식 기준가는 현재 110만원을 넘어섰다.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이날 장외 호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9조5000억원이다.

K-OTC시장에서는 오상헬스케어가 주목받고 있다. 오상헬스케어는 혈당측정기, 측정센서, 콜레스테롤측정기, 진단키트 등을 개발하는 의료기기 회사다.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진단 키트 판매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573억원, 순손실 42억원이었으나 올 상반기 매출은 1608억원, 영업익 1181억원에 달한다. 오상헬스케어는 지난달 14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이르면 연말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계획이다.

진통제 치료제 바이오업체 비보존, 신약 개발 전문기업 아리바이오 등도 관심이 높다. 8월 한 달동안 K-OTC 시장에서 가장 거래대금이 많은 종목으로는 오상헬스케어(542억원)가 꼽혔고, 비보존(385억원), 아리바이오(168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