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당에서 국민의힘까지…한눈에 보는 '보수' 당명 변천사

머니투데이 김상준 기자 2020.09.0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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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당에서 국민의힘까지…한눈에 보는 '보수' 당명 변천사


2일 미래통합당이 '국민의힘'이 됐다. 1987년 민주화 이후 7번째 당명이자, 역대 최단기간 변경이다.

통합당은 이날 전국위원회 의결을 통해 새 당명 '국민의힘'을 의결했다. '자유', '한국' 등 그동안 보수계열이 주로 써온 단어를 뺀 것에서 더 나아가 민주·진보계열에서 사용했던 '국민'이란 단어를 차용했다. '당'도 생략했다.

당명 개정을 위한 대국민 공모에 따른 결과다. 통합당은 약 1만7000건의 당명 공모를 받았다. 가장 많이 접수된 키워드는 '국민'이었고 '자유', '한국' 등 키워드 순이었다.



당명 개정을 담당한 김수민 당 홍보본부장은 "우리 당이 기존 가졌던 고유 자산인 자유, 보수, 한국이란 이미지를 탈피해 탈이념적 정당으로 확장해나갔으면 하는 국민의 갈증과 염원이 있어서 충분히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6번째 당명 변경이다. 보수정당 당명 변천사를 보면 당명 개정은 주로 분위기 쇄신용으로 쓰였다. 당 지지율이 급락하는 추세가 계속되거나 보수 이념 안에서의 노선 변화 필요성이 제기되면 당명은 여지없이 변경됐다.



보수정당의 뿌리는 1990년 김영삼, 노태우, 김종필의 3당 합당으로 탄생한 민주자유당이다. 민자당은 YS의 1992년 대통령 선거 승리로 재집권에 성공했지만 이후 당내 YS계가 당을 장악하는 모양새를 보이자, 노태우를 중심으로 한 민정계, JP 중심의 공화당계는 반발했다.

이에 1995년 YS는 '중도보수'를 표방하며 신한국당을 창당했다. 기존 5공화국, 6공화국 인사를 대거 물갈이하고, 지금까지 'YS 키즈'라고 불리는 김무성, 김무성, 김문수 등 인물을 대거 등용했다.

하지만 'YS 아들 비리 사건'에 IMF 외환 위기까지 겹치면서 당 지지율은 급락했다. 결국 1997년 15대 대선 직전 이회창 당시 신한국당 총재는 통합민주당과 손잡고 한나라당을 창당했다. 한나라당은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 당선으로 '여당 타이틀'을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한나라당은 15년 동안 지속되다가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으로 변경된다. MB 레임덕으로 당 지지율이 급락하는 추세를 보이자 박근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은 당명 변경으로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새누리당은 19대 총선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대선에서도 연이어 승리하면서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2016년 국정농단 사태와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겪으며 몰락했다. 이어 2017년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이 바뀌었다.

전통 보수 이미지를 강조하며 출범한 자유한국당은 하지만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재보궐 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했다. 결국 2020년 4·15 총선을 앞두고 '통합'이 보수 진영의 화두가 되자 당명을 미래통합당으로 변경했다.

미래통합당은 당명 역사에서 최단 기간인 7개월 동안 사용됐다. 당명 자체가 '총선용'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 당명을 논의한 통합신당준비위원회는 보수 통합의 의미를 위해 '통합'은 꼭 들어가야 하고, 선거에는 긴 당명이 필요없다며 글자수를 최소화해 미래통합당을 당명으로 확정했다.

늦어도 다음주 초 통합당은 '국민의힘'이 된다. 선관위 규정에 따르면 7일 이내 당명 변경 신청서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에 초점을 맞춘 당명이다. 이번 당명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통합당의 지속적인 쇄신 성공 여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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