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된 '회전문 인사'...靑·공공기관은 낙선자 집합소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2020.09.0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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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노영민(왼쪽 세 번째) 대통령비서실장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상조 정책실장,서훈 국가안보실장,노영민 비서실장,김영춘 국회사무총장. 2020.9.2/뉴스1(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노영민(왼쪽 세 번째) 대통령비서실장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상조 정책실장,서훈 국가안보실장,노영민 비서실장,김영춘 국회사무총장. 2020.9.2/뉴스1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출마했다 떨어진 인사들이 청와대와 국회사무처, 그리고 공공기관 핵심 보직에 연달아 둥지를 틀고 있다. 선거 전후 공석이 된 공공기관장 자리만 10여개, 올해 말 예정된 장·차관급 개각 이슈에 더해 임기 만료 예정인 자리까지 더하면 50여개 자리를 두고 정치권 인사들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당 내부에서도 '낙하산 인사'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장 먼저 낙선자 구재에 나선 건 청와대다. 정무수석실은 최재성 수석(서울 송파을), 배재정 비서관 (부산 사상), 김비오 선임행정관( 부산 ·중영도)을 각각 임명하며 물갈이 됐다. 모두 지난 4월 총선에서 낙선한 인사들이다. 박경미 청와대 교육비서관(서울 서초갑)과 정만호 소통수석(강원도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도 마찬가지다.



총선 직후 국민권익위원장에 임명된 전현희 위원장은 강남구에서, 국회의장실로 간 복기왕 비서실장은 충남 아산에서 각각 통합당에 분패했다. 지난 1일 국민연금으로 첫 출근한 김용진 이사장도 경기도 이천 지역구에서 통합당의 송석준 의원에 밀렸지만 5개월 여 만에 재취업에 성공했다.

[서울=뉴시스] 이종철 기자 =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과 추혜선 정의당 의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노조원들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 기업은행장 선임과 관련해 청와대의 일방적인 낙하산 인사를 비판하고 있다. 2019.12.31.  jc4321@newsis.com[서울=뉴시스] 이종철 기자 =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과 추혜선 정의당 의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노조원들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 기업은행장 선임과 관련해 청와대의 일방적인 낙하산 인사를 비판하고 있다. 2019.12.31. [email protected]


특히 정부부처 산하 공공기관 가운데 58곳의 수장이 공석이거나 연말까지 임기가 만료되면서 국정감사 후 추가 '낙하산'이 쏟아질 전망이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통계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2일 현재 기관장이 없는 공공기관은 △가스안전공사 △광물자원공사 △국토정보공사 △문화정보원 △스마트그리드사업단 △여성정책연구원 △체육산업개발 등 이다. 여기엔 자본잠식 등 경영난으로 2년째 사장 직무대행 체제인 한국광물자원공사를 포함, 21대 총선 출마를 이유로 기관장이 물러난 가스안전공사,대외경제정책연구원, 한국여성정책연구원,한국문화정보원 같은 사례도 있다.

그나마 '알짜' 기관은 기관장의 출마로 해당 자리가 공석이었다가 일찌감치 채워진 사례도 있다. 국민연금(김성주 의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상직 의원)이 대표적이다.


국교육과정평가원, 한국교통연구원, 재외동포재단 등 국무조정실 산하 10곳은 올 하반기 기관장 공모에 돌입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은 △강원랜드 △88관광개발 △산업안전보건공단 △전기안전공사 △폴리텍 △한전원자력연료주식회사 등이 포함된다.

국토교통부도 △코레일관광개발 △코레일네트웍스 △코레일유통 △한국교통안전공단 △한국교통연구원 등 5곳의 주요 공공기관장 자리가 난다. 고용노동부 소관도 한국산업인력공단 등 5곳,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한국인터넷진흥원과 콘텐츠진흥원 등 6곳의 공공기관과 기타공공기관장의 임기가 순차적으로 종료된다.

보건복지부 산하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대한적십자사 △국립암센터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육아정책연구소 △장기조직기증원 △장애인고용공단△한의약진흥원△청소년정책연구원 등이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문화체육관광부)과 동북아역사재단(교육부), 국립공원공단(환경부) 및 산업은행(금융위원회)도 연말 정치권에서 눈여겨보는 '낙하산' 1순위 자리다.

이와 관련 최근 당 지도부에 합류한 김종민 의원은 "당이 직업 소개소로 전락해선 안된다"며 경계의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김 의원은 "당 스스로 낙하산 인사를 위한 '직업소개소'의 길을 가고 있다"며 "당이 생산적인 정책 발굴과 갈등 조정의 기능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당이 본연의 역할을 찾고 되돌아봐야 한다"며 "당은 낙하산 자리를 고민하는 게 아니라 국정 현안을 논하고 합하는 '기획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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