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
넷마블 보유 양사 지분가치 1조원 넘어…게임 대장주 탈환하나넷마블은 지난 2018년 4월 약 2014억원을 투자해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빅히트의 지분 25.71%를 확보하며 2대 주주가 됐다. 사업적 시너지 증대를 위한 전략적 투자라고 밝혔지만, 당시 가장 먼저 주목받은 건 양사 대표의 관계다. 방시혁 빅히트 대표와 친인척인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의 사심이 담긴 투자라는 말이 돌았다. 전략보단 관계에 치중된 투자라는 의미였다. 하지만 최근 빅히트가 IPO 최대어로 떠오르자 분위기가 역전됐다. 일찌감치 빅히트의 성장성을 알아본 방 의장의 과감한 결단이었다는 것이다.
빅히트는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의 확장과 이종 산업과의 결합을 통해 관련 콘텐츠를 생활 전반에 제공하는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이점이 방 의장의 비전과 맞아 떨어졌다. 실제로 넷마블은 지난해 9월 BTS의 IP을 활용한 캐주얼 게임 ‘BTS월드’을 내놨고, 올 3분기 두번째 협업 작품인 ‘BTS유니버스스토리’가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다.
카카오게임즈가 이번 공모를 통해 모집하는 자금은 총 3840억원. 공모가 기준 카카오게임즈 시가총액은 1조8000억원가량이다. 상장 후 넷마블이 갖게 되는 지분가치는 1000억원 수준으로, 약 500억원의 투자 이익이 예상된다.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앞세워 PC 온라인 및 모바일 게임 개발·플랫폼·퍼블리싱에 이르기까지 '수직 계열화'를 이뤘다. 이를 기반으로 향후 기업 가치는 대폭 높아질 전망이다.
빅히트, 카카오게임즈의 자산 가치가 부각되면서 넷마블이 게임 대장주를 탈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넷마블은 게임 대장주 엔씨소프트를 무서운 속도로 추격중이다. 2일 기준 넷마블의 시가총액은 14조8446억원까지 불어났다. 엔씨소프트(18조6609억원)와의 격차는 약 3조8000억원대로 좁혀졌다. 최근 넷마블 주가의 상승세를 감안하면 지난해 엔씨소프트에 내어준 대장주 탈환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방 의장은 넷마블이 위기때마다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며 반전을 꾀했다. 2015년 김정주 NXC 대표와의 경영권 분쟁에 시달리던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백기사로 나선 일화는 유명하다. 양사는 지분을 맞교환하는 방식을 택했다. 넷마블은 3900억원으로 엔씨소프트 자사주 8.9%를 샀고 엔씨소프트는 넷마블이 발행한 신주 9.8%를 3800억원에 인수했다. 엔씨소프트의 지분 15.08%를 갖고 있었던 넥슨은 결국 지분율 경쟁에서 백기를 들었다. 이를 계기로 넷마블은 엔씨소프트의 판권을 따냈고 최대 히트작 '리니지2 레볼루션'은 그렇게 탄생했다. 방 의장은 2015년 미국 모바일 게임사인 잼시티(1500억 원), 2017년에 캐나다 모바일 게임사 카밤(9000억 원) 등 해외 게임사 인수에 성공하기도 했다.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코웨이 본사의 모습. 2019.10.14/뉴스1
빅히트, 카카오게임즈 등의 가치가 급등하고, 코웨이의 성장이 예상되면서 넷마블은 풍부한 자금력을 확보하게 됐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승부사 기질을 지닌 방 의장이 언제든 추가 투자를 단행할 수 있다는 추측에 힘이 실린다. 넷마블 측은 지난해 10월 코웨이 인수 우선협상자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큰 시장 변화와 잠재력이 있는 기업이라면 긍정적으로 투자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