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상장 후 주가? 신작 '엘리온'에 달렸다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2020.09.02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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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열기가 거세지는 가운데 상장 후 주가 향방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증시전문가들은 SK바이오팜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2일 장외매매 중개업체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장외시장에서 주당 6만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미 카카오게임즈 청약 증거금은 32조원을 돌파하며 SK바이오팜이 세운 역대 최대 기록(30조9899억원)을 뛰어넘었다.

삼성증권의 아파트 단지 주변에 위치한 지점들은 2일 아침 일찍부터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을 하려는 고객들로 붐볐다. 삼성증권은 청약고객을 위해 각 지점에 방역전담직원과 자동체온기 등을 운영했다. /사진=삼성증권삼성증권의 아파트 단지 주변에 위치한 지점들은 2일 아침 일찍부터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을 하려는 고객들로 붐볐다. 삼성증권은 청약고객을 위해 각 지점에 방역전담직원과 자동체온기 등을 운영했다. /사진=삼성증권


SK바이오팜처럼…'따상+상한가' 후 하락전환?
카카오게임즈도 SK바이오팜처럼 상장 후 '따상+상한가'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진다. '따상'이란 상장 첫 날 공모가 대비 두 배 가격에 시초가 형성한 후 상한가로 직행하는 현상을 뜻하는 은어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는 10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시초가는 개장 전 접수된 호가에 따라 공모가(2만4000원)의 90~200% 사이에서 정해지기 때문에 상한선이 4만8000원이다. 이후 주가가 하루 상승 제한폭(30%)까지 오르면 6만2400원에 장을 마감하게 된다.

하지만 SK바이오팜은 상장 후 6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지난 7월2일 상장 후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주가는 장중 한때 26만9500원까지 올랐지만 7월22일 이후 20만원대를 회복한 적은 없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차익 실현이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스닥 IPO(기업공개)의 경우 공모 주식의 30%가 코스닥벤처펀드에 우선 배정되는데, 배정 물량이 보장돼있어 의무보유 확약을 잘 걸지 않아 상장 첫 날부터 차익 실현에 나서는 사례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에 개인 수급이 쏠릴 것으로 예상돼 주가 흐름을 예측하긴 어렵다"며 "SK바이오팜처럼 상장 초반 주가 슈팅 가능성은 높지만 이후 주가 추가 상승 부담은 있다"고 예상했다.

/사진=카카오게임즈/사진=카카오게임즈
단기적으로는 신작, 중장기적으로 게임 개발 역량에 주목
카카오게임즈 상장 후 신작 게임 흥행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로서는 올해 4분기 출시 예정인 PC게임 '엘리온'(크래프톤 개발)이 최대 기대주다. 2021년 상반기에도 '오딘: 발할라 라이징'과 카카오페이지 IP를 활용한 스토리게임 등 다양한 신작이 공개될 예정이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주가는 신작 '엘리온' 등 사전예약 및 출시 일정 구체화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카카오라는 막강한 플랫폼은 큰 강점이지만, 퍼블리싱(판매 및 유통) 위주 사업 구조는 약점으로 손꼽힌다. 핵심 게임의 개발사가 계약기간 종료 후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 매출이 급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2월 퍼블리싱을 진행했던 모바일 게임 '달빛조각사' 개발사인 엑스엘게임즈를 인수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최근 들어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오션드라이브스튜디오', '세컨드다이브' 등 게임 개발사 지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스튜디오 인수를 통해 퍼블리싱 매출이 자체개발 매출로 전환되고, 인수한 스튜디오의 추가 신작을 통해 장기 성장 가능한 사업구조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즈의 적정 기업가치를 2조원대 중반으로 제시하고 있다. 대신증권과 메리츠증권은 각각 목표주가 3만3000원, 3만2000원으로 기업 커버리지를 시작했다.

김 연구원은 "영업가치 산정을 위해 글로벌 게임업종과 유사한 PER(주가수익비율) 멀티플을 적용했으며 국내 게임업종 대비로는 10% 프리미엄을 부여했다"며 "프리미엄이 정당화 되려면 자체 개발 능력 강화, 다양한 IP 소싱, 그리고 상장 이후 신작 출시를 통해 이익 체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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