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저축은행 매물, 영업권 확대 여부가 관건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0.09.0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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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저축은행 15일 본입찰…수도권 영업여부가 흥행 갈라

쏟아지는 저축은행 매물, 영업권 확대 여부가 관건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규제 완화를 검토하면서 저축은행 M&A(인수합병) 시장이 활성화될지 관심이 쏠린다.

2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J트러스트그룹은 오는 15일 JT저축은행 지분 100%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달 진행한 예비입찰에는 JB금융그룹을 비롯해 리드코프, 한국캐피탈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져 본입찰 흥행 기대감도 있다.



JT저축은행 외에도 DH, 민국, 유니온, 대원, 머스트삼일 등 10여개 저축은행이 매물로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스마트저축은행과 라이브저축은행은 최근 매각이 완료됐다.

저축은행 M&A는 금융당국 규제 완화 흐름과 맞물려 활기를 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민·관 전문가가 참여하는 '저축은행 발전방안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연내 M&A 규제 완화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현행법상 저축은행은 동일 대주주가 3개 이상 저축은행을 소유할 수 없다. 영업지역이 다른 저축은행은 2개까지만 운영할 수 있고 인수한 저축은행을 합병할 수도 없다. 대부업체가 인수할 경우에는 대부업을 접어야 한다.

이에 저축은행 간 통폐합은 물론 기존 저축은행 계열사를 보유한 금융지주가 추가 인수하는 것 역시 어려워 M&A 시장이 꽉 막혀 있다. 특히 성장한계를 겪는 지방저축은행의 경우 영업 확대를 원하는 금융권 외에는 사려는 이가 없다.

JT저축은행이 예비입찰에서 양호한 성적을 거둔 것도 영업권이 수도권, 호남 등으로 다양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과거 MBK파트너스가 인수해 매각한 HK저축은행의 경우에도 영업권이 서울과 부산으로 알짜였다.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1월16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저축은행업계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6/뉴스1(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1월16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저축은행업계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6/뉴스1
저축은행 M&A 시장 활성화 열쇠를 쥔 금융당국은 '지역은행'이라는 본연의 취지와 업계 살리기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2011년 이후 저축은행 간 인수합병을 허용하면서 다양한 지역 영업권을 확보한 소수 저축은행만 비대해진 상황"이라며 "지역 규제를 풀어주면 기존 대형사들 몸집을 더욱 키워주는 계기가 될 수 있고, 지역은행이라는 저축은행 본연의 역할이 사라지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규제가 완화되면 저축은행 M&A 시장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 장기 저금리 상황 속 높은 이자를 주는 저축은행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4% 늘어난 2463억원을 기록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PEF가 저축은행을 인수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성장 가능성, 엑시트할 시장 여부"라며 "제도 개선이 선행돼야 저축은행 M&A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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