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째 코로나19 후유증 겪는 英여성…"계속 새로운 증상 나타나"

뉴스1 제공 2020.09.02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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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투병기를 올린 영국 런던 거주 모니크 잭슨 - (@_coronadiary 갈무리)인스타그램에 자신의 투병기를 올린 영국 런던 거주 모니크 잭슨 - (@_coronadiary 갈무리)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약 6개월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후유증을 겪고 있는 영국 런던의 한 여성이 소셜미디어(SNS)에 자신의 투병기를 올려 주목받고 있다.

1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런던의 한 아트갤러리에서 근무했던 모니크 잭슨은 지난 3월 친구와 같이 기차여행을 했다가 코로나19에 걸렸다. 잭슨은 처음에는 가볍게 걸린 것 같았지만 음성 판정을 받은 후에도 24주가 지난 지금까지 증상이 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잭슨은 당초 외향적인 성격에 평소 활동량이 과도할 정도로 많았던 건강 체질이었다. 평상시엔 무에타이와 주짓수를 연습하고 하루에 약 12마일(약 19.3㎞)을 자전거로 출퇴근할 정도였다.

그랬던 그는 현재 침실 벽에 매일 양치를 할 정도의 에너지를 비축해야 한다는 문구를 걸어놓은 상태다. 어떤 날은 너무 무기력해 계단을 내려가는 일이 하루 동안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였다. 청소기를 돌리다 숨이 차서 쓰러진 적도 있다.



잭슨은 처음 코로나19에 감염된 직후 2주 동안은 너무 피곤해서 침대에서 거의 일어날 수 없었다고 했다. 열이 났지만 체온계가 다 팔려 구할 수 없었다. 이후 숨쉬기가 불편해 구급차를 불렀지만 산소 포화도 수치는 양호했고 구급대원들은 잭슨이 공황 발작을 일으킨 것으로 파악했다.

잭슨은 생마늘과 고추를 먹어도 아무 맛도 못 느낄 만큼 미각과 후각을 잃었고, 왼쪽 가슴에서 불이 나는 것처럼 통증을 느끼기도 했다. 잭슨은 "심장 마비가 오는 줄 알았다"고 회고했다.

잭슨은 긴급의료상담번호 '111'을 눌러 조언받은 대로 파라세타몰을 복용했다. 흉통은 가셨지만 이후 배 속과 목에서 불붙은 것처럼 통증이 나타났다. 의사들은 처음 이 증상을 궤양으로 진단했지만, 나중에야 코로나19 증상으로 인식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어떤 증상들은 다른 증상과 합쳐서 더 기이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인후통과 동반해 귀에도 누군가 송곳니를 박은 것 같은 느낌이 오더니 손이 급속히 차가워져 혈액순환을 위해 따뜻한 물로 손을 씻어야 했다.

온몸에 발진이 일어나거나 발가락이 빨갛게 변하고, 몸 여러 부위에 칼부림 같은 통증을 느낀 적도 있었다. 누군가 손으로 다리나 머리카락을 잡아끄는 느낌도 들었다. 잭슨은 새로운 증상을 경험할 때마다 의사와 전화상담을 하면 정신 건강을 걱정하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감염이 급속 확산해 심각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게만 검사를 실시했다가 이후 증상을 보이는 모든 사람에게로 검사를 확대했다. 잭슨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불과 9주 전인 6월이었다. 이 검사에서 그는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더 이상 전염력이 없다고 해도 심리적으로 밖을 나가기 쉽지 않았다.

잭슨은 "많은 사람들이 내게 다시 자전거를 타고 운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지만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지금까지는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받아들이는 과정이었고 하루 계획대로 몸이 움직이지 않으면 융통성을 발휘해야 했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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