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케미칼, 전기차배터리 핵심소재 '흑연 광산' 투자…"글로벌 점유율 20%"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0.09.0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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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케미칼, 전기차배터리 핵심소재 '흑연 광산' 투자…"글로벌 점유율 20%"


포스코가 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포스코케미칼 (253,500원 ▼5,000 -1.93%) 전기차 배터리 소재 투자에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천연흑연 음극재의 핵심원료인 흑연은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했는데 이 공급망을 아프리카 탄자니아까지 넓힐 태세다. 음극재는 전기차 배터리 원가의 6~1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투자를 검토하는 탄자니아 마헨지 흑연광산은 흑연 성분 분석을 위한 현지 실사를 벌이고 있다. 마헨지 광산을 운영하는 호주 투자사 블랙록 마이닝은 마헨지 흑연 개발 타당성 조사를 실시한 뒤 흑연 샘플을 포스코 등 잠재적 투자자에게 보냈다.



탄자니아서 흑연 수입…천연흑연 공급망 넓히고 물량 늘려
포스코케미칼은 올해 기준 연산 4만4000톤인 천연흑연 음극재 생산량을 2023년 10만5000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는 60kWh(킬로와트아워)급 전기차 170만대 이상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시장가격으로 계산하면 5억2500만달러 어치다. 전기차가 많아질수록 전기차 배터리용 흑연도 가파른 수요증가가 기대된다.

이에 따라 포스코그룹은 흑연 물량을 원활히 확보하기 위해 흑연 광산 투자를 물색해왔다. 현재 포스코케미칼은 중국에 천연흑연 수입을 전량 가까이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만 수입하면 거래선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원료 확보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이를 극복하려고 포스코그룹은 또 다른 천연흑연 공급처로 마헨지 광산을 낙점, 지난 6월 블랙록 마이닝과 마헨지 흑연 개발사업 자금조달 지원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실사 결과에 따라 마헨지 흑연을 직접 수입하기로 했다. 마헨지 광산은 흑연이 7000만톤 규모로 매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흑연 품질도 순도가 높은 고품질이어서 현재로선 양해각서 체결이 실제 투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광산 실사는 이르면 연내 마무리 할 방침이다. 실사가 끝나면 포스코그룹은 마헨지 광산에 최대 10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흑연을 수입해 임가공한 후 포스코케미칼에 공급한다.


포스코케미칼 관계자는 "현재 천연흑연 음극재 원료는 대부분 중국에서 사오고 있는데 공급망 다변화 차원에서 탄자니아 광산에 직접 투자를 검토하는 것"이라며 "원료 수입처가 다양해지면 물량 확보도 안정화된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투자사업 중 절반이 포스코케미칼…총 8157억원 투입
포스코케미칼, 전기차배터리 핵심소재 '흑연 광산' 투자…"글로벌 점유율 20%"
포스코그룹은 천연흑연 음극재 외에도 인조흑연 음극재, 양극재 등 배터리소재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포스코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가 올 상반기 100억원 이상 진행 중인 투자 12건 중 포스코케미칼 관련 투자만 6건이다. 투자금액은 총 8157억원으로 본업인 철강 투자금액의 33.6%에 달한다. 이 중 올 상반기까지 4211억원이 투자됐고, 앞으로 3946억원을 추가 투입한다.

이 같은 투자는 천연흑연 음극재와 양극재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을 신설한다는 계획에 따른 것이다.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은 2023년까지 1만6000톤을 신설한다. 양극재 광양공장은 올해 기준 연산 3만9000톤에서 2023년 9만톤까지 생산량을 늘린다. 양극재 9만톤은 60kWh급 전기차 100만대 이상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달 31일에도 양극재 광양공장의 3단계 증설 공사에 돌입했다. 포스코케미칼은 2030년까지 연 매출 22조원 이상을 달성하고 배터리 소재 글로벌 점유율을 20%로 늘릴 예정이다.

하반기부터 본격 성장세…"내년 이차전지 부문 95% 성장"
포스코케미칼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0억3515만원으로 전년 대비 51.8% 감소했다. 아직 투자 대비 수익이 나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포스코그룹과 업계에선 포스코케미칼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보고 있다.

김광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케미칼은 공격적 증설로 고정비가 증가하고 부채비율이 상승해 상반기 실적이 악화됐지만 이는 2차전지 소재업체로 체질개선을 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수반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3분기부턴 양극재 부문이 LG화학에 대량 공급되면서 2차전지 부문의 성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규 증설 라인들이 본격 가동되는 내년부턴 2차전지 부문에서만 전년대비 95% 매출이 성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포스코케미칼의 2차전지 소재 매출비중은 지난해 15%에서 올해 34%, 내년 50%, 2022년 61%로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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