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배달 어플 '배달의민족'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급증하면서 정부가 전국의 '고위험시설' PC방에 2주간 영업중단 명령을 내린 가운데, 일부 업주들을 중심으로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PC방이 배달 어플리케이션으로 음식을 배달하는 '배달 전문점'으로 변모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다양한 배달 앱에서 'PC방' 'PC카페' 등을 검색하면 집 앞까지 직접 만든 음식을 배달해 주는 PC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13년 PC방이 전면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각광받으면서 'PC방 식당'의 메뉴는 치킨이나 해장국 등 더욱 다양해졌다. 이에 발맞춰 PC방 중 '휴게음식업' 허가를 받은 곳도 70%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서울시 광진구의 한 PC방에 영업중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 = 오진영 기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PC방 맛집'을 공유하는 '피슐랭가이드'(PC방+미슐랭가이드)도 등장했다. '피슐랭가이드'의 심사위원들은 실제 '미슐랭가이드'를 연상케 하는 꼼꼼한 리뷰로 맛집을 가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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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의 한 PC방은 아예 이름을 'PC 카페'로 바꾸고 아메리카노나 라떼, 샌드위치와 케이크 등 커피 전문점을 연상시키는 메뉴들을 판매한다. 한 고객은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 PC방은 안 보내도 음식은 시킨다"는 애교 섞인 리뷰를 남기기도 했다.
업주들은 영업중단으로 생긴 손해를 '음식 배달'로 다소나마 메꿀 수 있다며 환영하고 있다. 영업이 재개되면 '배달 우수고객' 에게 PC방 무료 이용권 등을 지급하는 등 배달과 PC방 이용을 연계하려는 PC방도 생겼다.
서울 광진구에서 '배달의민족'을 이용해 음식을 배달하는 PC방 업주 A씨는 "최근 영업중단으로 손해가 매우 크다"며 "다행히 우리 PC방의 음식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계셔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이라고 밝히면 서비스도 푸짐하게 준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