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그룹, 메디포럼제약 인수…리보세라닙 NDA 신청 속도내나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20.09.0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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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엘비 (109,600원 ▲1,100 +1.01%)에이치엘비생명과학 (17,520원 ▼80 -0.45%)이 240억원을 투자, 메디포럼제약 (34,800원 ▲50 +0.14%)을 인수해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생산기지를 확보한다.

1일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140억원을 투자해 메디포럼제약 지분 17.19%를 취득해 최대주주에 오른다고 밝혔다. 에이치엘비도 전환사채에 100억원을 투자한다.



1984년 설립된 메디포럼제약은 소화기계, 순환기계, 감염증치료제, 중추신경계 제품을 생산한다.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액 187억4000만원, 영업이익 3억8400만원을 기록했다.

메디포럼제약은 기존사업 외에도 SMEB(Smart continuous Manufacturing system for Encapsulated Biodrug) 플랫폼 기술을 이용한 장기 지속형 주사제 제품, 척수소뇌변성증 치료제 등의 자체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다.



또 이스라엘의 슈퍼 항생제 개발기업인 슈퍼트랜스 메디컬사(STM)의 지분 25% 취득 및 한국 및 아시아지역의 독점제조 및 판매권에 대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3상에 집입해 있는 타우(Tau) 단백질 기반의 치매치료제를 보유한 싱가포르 타우알엑(TauRX)의 지분인수 및 국내 시장에서의 독점 제조 및 판매권도 협상하고 있다.

에이치엘비그룹은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인수만으로 메디포럼제약을 인수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지난해 비상장 바이오기업 메디포럼이 메디포럼 제약을 인수한 뒤 경영권 분쟁이 벌어져서다. 메디포럼제약을 놓고 김찬규 메디포럼그룹 회장과 박재형 메디포럼제약 대표가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메디포럼이 메디포럼제약이 추진 중인 치매 관련 프로젝트 등에 대주주로서 자금을 투입하지 못함에 따라 경영상의 어려움이 가중됐다"며 "
메디포럼제약은 현 박재형 대표를 중심으로 한 이사회가 최대주주인 메디포럼을 사실상 배제한 채 경영을 이끌면서 흑자 전환을 하는 등 경영정상화의 기반을 다져왔다"고 말했다.

에이치엘비그룹은 메디포럼제약을 리보세라닙의 생산기지로 사용할 예정이다. 리보세라닙의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NDA(신약허가신청)에 앞서 생산기자를 확보해 승인 이후를 준비하는 것으로 전망된다.

또 식품의약안전처가 지난 7월부터 해외에서 임상시험 중인 의약품을 말기암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하는 점도 인수 이유로 분석된다. 리보세라닙은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선정됐고, 위암 말기 환자들이 리보세라닙 투여을 원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재형 메디포럼제약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로 성장 중인 에이치엘비 그룹이 최대주주로 참여하게 됨으로써, 성장을 위한 중요한 삼박자, 즉 제약사로서의 기본 성장세에 글로벌 신약 파이프라인과 유동성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지혁주 에이치엘비 부사장은, “에이치엘비와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자회사인 미국의 엘레바와 이뮤노믹테라퓨틱스를 통해 개발 중인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상업화함으로써 글로벌 제약시장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메디포럼제약은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의 자회사로서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구현함은 물론, 기존 파이프라인인 슈퍼항생제와 장기 지속형 주사제품 제조기술을 구체화함으로써 종합 제약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메디포럼제약은 이날 박재형 대표를 비롯해 39만주의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했다. 행사가격은 6180원이다. 박재형 대표는 20만주를 받는다. 에이치엘비 피인수의 성과급 성격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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