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독립운동,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맡는다

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2020.08.3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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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창업의 허브 창조경제혁신센터]③ 소·부·장 스타트업 100 키워 제조업 혁신창업 박차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보육기업 관계자가 3D프린터로 시제품을 만드는 모습. /사진=중소벤처기업부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보육기업 관계자가 3D프린터로 시제품을 만드는 모습.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지난해 7월 시작된 일본의 수출규제는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기술 독립을 한국 산업계의 최우선 목표로 만들었다. 삼성·SK 등 반도체업계는 물론 기계·화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원천기술 확보에 집중하는 계기가 됐다.

대기업이 업계 최일선에서 싸우고 있다면, 스타트업은 보다 유연한 조직과 사고로 혁신기술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보급부대에 가깝다. 전국 19곳의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소·부·장 독립에 힘을 더할 정예 스타트업을 일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벤처기업판 미스터트롯 '소·부·장 스타트업100'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보육기업이 모바일랩에 비치된 스마트 디바이스를 활용해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보육기업이 모바일랩에 비치된 스마트 디바이스를 활용해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31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 5월 마감한 '소재·부품·장비 스타트업 100 지원 사업'에 총 686개의 스타트업이 신청했다. 대기업의 소재·부품·장비 등의 기술수요를 충족하면서 바이오, AI(인공지능) 등 미래산업과 연관성 높은 혁신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사업이다. 2020~2024년 100개사 육성을 목표로 올해 20개사를 뽑는다.



1~2차 평가를 거쳐 후보기업 60개사를 선정한 뒤 혁신센터에서 3개월간 교육과 멘토링을 진행한다. 이후 전문평가단과 국민심사단이 최종평가를 거쳐 20개사를 뽑는다. 최종 선정 스타트업에는 사업고도화 자금 2억원과 R&D(연구개발) 등 최대 155억원을 지원해 육성한다. 그야말로 벤처기업판 미스터트롯과 같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이처럼 100개의 소·부·장 스타트업을 키우는 마당이 된다. 혁신센터를 통해 두산, 현대중공업, 효성, 포스코, 솔젠트 등의 수요기업이 필요기술 등을 매칭하고 테스트베드‧판로‧투자를 집중 지원한다.

혁신센터의 힘 '제조창업 특화 프로그램'
2015년 10월22일  현대중공업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스마트십 헤커톤에 참가한 스타트업 대표들이 LPG선에 올라 현대중공업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2015년 10월22일 현대중공업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스마트십 헤커톤에 참가한 스타트업 대표들이 LPG선에 올라 현대중공업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소·부·장 스타트업 육성은 지난해 갑자기 나타난 국가적 과제다. 이를 혁신센터가 곧바로 받아들여 관련 스타트업 육성에 나설 수 있던 것은 수년간 제조창업 특화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쌓인 경험과 프로세스 덕분이다. 적지 않은 혁신센터들이 제조업과 ICT(정보통신기술)간 융복합을 통해 초기 시제품부터 고도화·양산까지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경남센터는 대기업의 기술 수요를 발굴한 뒤 스타트업과 연결시켜 사업화하는 'ICT 마켓플레이스'를 운영중이다. 지난해 매칭기업인 두산과 함께 1차례 기술수요 설명회를 연 뒤 기술수요 10건을 발굴하고, 2건의 사업화 지원에 착수했다.

경기센터는 ICT‧IoT(사물인터넷)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시제품 제작과 글로벌 양산 네트워크 구축을 돕는 'K-챔프 팩토리 지원사업;'을 운영중이다. 안양창조산업진흥원, 용인디지털산업진흥원 등과 연계해 총 21팀을 지원한 결과 매출 304억원, 투자유치 9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제조업 넘어 5G‧AI 등 신성장분야 혁신창업 거점으로
2018년 12월 10일 경북 구미 금오산호텔에서 열린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지스타 행사. /사진=중소벤처기업부2018년 12월 10일 경북 구미 금오산호텔에서 열린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지스타 행사. /사진=중소벤처기업부
혁신센터는 소·부·장 등 제조업 혁신창업뿐만 아니라 5G·AI·비메모리·바이오 등의 신성장 분야 혁신벤처 역시 키운다. SK‧KT‧네이버‧카카오 등 파트너 대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혁신적 아이디어로 신성장 분야에 도전하는 스타트업을 육성한다.

경북센터는 삼성전자 사내 직원이 재능기부 형태로 지원하는 '지스타 드리머스' 프로그램을 통해 16개 스타트업에 ICT 융복합, 하드웨어 스타트업 기술 애로사항 등에 대한 멘토링을 지원한다. 인천센터는 KT·한진과 손잡고 5G, VR, 스마트물류 스타트업을 돕는다. 제주센터는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와 함께 블록체인해커톤 창업지원프로그램을 열어 지역문제 해결에 나선다.

이 밖에도 강원·대전센터는 정부의 신산업 기반의 창업 자원을 결집시키기 위해 행정안전부의 공공데이터 기반의 AI 스타트업 지원 플랫폼인 오픈스퀘어-D를 공동 운영해 스타트업 컨설팅·교육·입주공간 등을 종합 지원한다. 혁신센터는 특허청과의 IP(지식재산권) R&D 연계지원 사업을 통해 지식재산이 중요한 신성장 분야의 스타트업에게 특허 기반의 R&D 전략을 함께 제공하기도 한다.

중기부 관계자는 "통상 스타트업은 테스트베드‧판로 등에 어려움을 겪고 수요기업은 신사업 아이템과 미래기술 확보에 갈증을 느낀다"며 "혁신센터를 통한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업은 소·부·장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신산업 분야에서 혁신기술을 일궈내는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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