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참석한 최고위원을 취재한 A사 사진기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27일 국회 상임위원회와 여야 지도부 회의 등 일정이 취소됐다. 회의에 참석했던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관의 판단에 따라 선별적으로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받게 된다.
27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에서 방역업체 직원이 청사 내부 방역을 하고 있다. 전날 국회를 취재하던 한 언론사 기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경내 일부 건물이 27일 하루동안 폐쇄된다/사진=뉴스1
개원식을 무사히 치르더라도 본회의 등 표결에도 제동이 걸린다. 국회법상 회의를 개의할 수 있는 의사정족수는 재적의원 300명의 5분의 1인 60명이지만, 안건에 대한 의결을 하려면 재적의원 과반 출석(151명)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업무 방식도 현장에 맞춰져 있다. 국회 등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법안 공동발의를 요청하는 시스템은 국회 내부망에서만 접속할 수 있다. 의안전자발의와 국회 종합입법발의, 비용추계 시스템 모두 국회 외부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의원실이 법안을 내기 전 입법조사처와 예산정책처 등에 자료를 요청하는 등 핵심 입법 기능이 마비된다.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사진=뉴스1
이 시각 인기 뉴스
26일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와 국회의장은 회동에서 영상회의시스템 구축 관련 했다. 한민수 국회 공보수석은 이날 회동 직후 "본회의는 출석과 의결(정족수) 문제가 있어서 국회법 개정과 연계되어있으니 논의를 조금 더 하기로 했다"면서 "영상회의시스템은 최대한 빨리 구축해 비대면 회의를 열도록 하겠다"고 논의 사항을 전했다.
국회 사무처는 온라인 의원총회 등을 위한 네트워크 작업을 준비 중이다. 각 의원실에 웹캠과 헤드셋 등 화상회의에 필요한 장비도 지급할 방침이다.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은 27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전화 통화에서 "국회 인터넷 용량을 늘리는 작업도 해야 하는데, 9월 초까지 시스템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해킹 등 보안 문제에도 신경 쓰고 있지만 9월 초까지 보안 대책이 완벽히 준비될 수는 없을 것 같다. 앞으로 원격 회의, 더 나아가 원격 표결을 하게 될 때는 보안시스템이 완벽히 갖춰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10월로 예정된 국정감사도 비대면으로 실시될 가능성도 내비쳤다. 김 사무총장은 "10월 상황까지 예측해서 이야기하긴 힘들지만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으면 온라인 화상시스템 등을 이용해 국감을 진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 사이 코로나19가 수그러들면 국감은 당연히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여야 원내지도부와 국회의장을 비롯해 사무처가 적극적으로 협의해서 함께 관련 문제를 풀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회 발의 준비…‘비대면 사회’ 법령 마련하자이에 국회에서도 화상회의 실시를 위한 관련 법들이 발의되고 있다. 국회 사무처도 화상회의 및 원격 표결 근거 조항을 담은 개정안 의견을 준비 중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지난 19일 조승래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조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은 국회 화상회의를 위한 법적 근거를 담았다. 해당 법안은 감염병 확산이나 천재지변 등 회의장에 출석할 수 없는 긴급한 사유가 발생했다고 의장이 인정한 경우 원격으로 출석할 수 있게하고 또 원격 표결까지 가능하게 하는 내용이 골자다.
조명희 미래통합당 의원은 국정감사 참고인을 원격출석 가능하도록 하는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참고인이 질병, 부상, 해외 체류 등 사유로 국회에 직접 출석하기 어려운 경우 국회의장 또는 상임위원장의 허가를 받아 원격 출석을 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