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만 516명 왜 감염됐는지 몰라, '깜깜이 감염' 공포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이강준 기자 2020.08.27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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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태풍 '바비'가 북상하고 있는 26일 서울 중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관계자들이 태풍 피해에 대비해 천막을 고정하고 있다. 2020.8.26/뉴스1(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태풍 '바비'가 북상하고 있는 26일 서울 중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관계자들이 태풍 피해에 대비해 천막을 고정하고 있다. 2020.8.26/뉴스1


집단감염과 깜깜이 감염이 속출하고 있다. 코로나19(COVID-19)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주변에 더 많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깜깜이 감염은 곧바로 N차 감염 확대로 연결될 수 있어 무서움을 더한다.

서울 은평구 미용실에서만 9명의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금천구 한 공장에선 무려 19명이 집단감염 됐다. 구로구 복도식 아파트 집단감염에서 시작됐다는 관측이다.



부산 중·고교에서도 30명의 집단감염이 나타났는데 이는 러시아 선박에서부터 감염원이 시작됐다는 관측이다. 인천 서구의 한 교회에서도 29명이, 전남 순천의 휘트니스센터에서도 1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사랑제일교회와 관련, N차감염도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규 확진자 가운데 5분의 1 가량이 감염 경로를 모르는 깜깜이 감염 추이도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겉잡을 수 없이 퍼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에서 지난 1월24일 코로나19 확진환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이달 26일 0시 까지 7개월 간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깜깜이 환자 규모가 500명을 넘어섰다.

특히 깜깜이 환자 비중은 최근 급격히 높아져 골목상권· 주거지 등 지역사회로 코로나 19가 무차별 전파돼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시는 코로나19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이번주 약 100명의 역학조사인력을 자치구에 지원한 데 이어 추가적 인력 투입도 대비하고 있다.

'깜깜이 확진' 왜 무서울까 N차감염 확산시켜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박유미 서울특별시 시민건강국장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청 브리핑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현황 및 주요 대책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08.12.   mspark@newsis.com[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박유미 서울특별시 시민건강국장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청 브리핑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현황 및 주요 대책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08.12. [email protected]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서울에서 격리 1516명 퇴원 1699명 사망 17명을 포함한 누적 확진자 3232명 가운데 '경로 확인중' 사례가 516명(16%)이다. 역학조사 결과 기존 확진자 접촉 이력이 없고 집단감염 발생 시설에 간 적이 없는 확진자들이다. 심층 역학조사 등을 통해 감염경로가 추후 확인될 수 있지만 아직은 왜 감염됐는지 모르는 확진자들이다.

특히 이날 0시까지 24시간 동안 112명 규모로 발생한 신규 확진자 가운데 감염경로를 아직 모르는 확진자는 40명(35.7%)에 달한다. 전날(44.8%)보단 낮아졌지만 여전히 전체 누적 확진자 사례 대비 2배를 웃돈다.

22일부터 25일까지 9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은평구 소재 미용실도 감염 경로를 알 수 없어 역학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구로구 소재 아파트와 관련해서도 23일 최초 확진자 발생 이후 25일까지 모두 5명이 확진됐지만 감염이 어디에서 시작돼 어떻게 번졌는지 아직 모른다.

깜깜이 환자는 폭발적인 속도로 N차 감염을 확산시킬 수 있다. 확진 판정을 받은 시민에 대해 서울시는 감염 원인을 파악하고 방역 소독 등으로 추가적인 전파를 막는 작업에 나선다. 깜깜이 환자와 연관된 동선도 방역이 실시돼 추가적 전파는 차단할 수 있지만, 감염시킨 원접촉자의 동선은 차단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깜깜이환자 역학조사 무위로 돌려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서울 홍대 지역 주점을 다녀왔던 일행 6명 중 4명이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홍대 주점 발 감염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13일 오후 황금연휴인 지난 5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마포구 홍대의 한 식당이 북적이고 있다.  마포구청은 확진자의 이동동선은 방역을 모두 완료했다고 전했다.  방역당국과 지자체 등에 따르면 이날 이태원 클럽에 이어 홍대 주점을 방문한 사람 중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했다. 2020.5.13/뉴스1(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서울 홍대 지역 주점을 다녀왔던 일행 6명 중 4명이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홍대 주점 발 감염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13일 오후 황금연휴인 지난 5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마포구 홍대의 한 식당이 북적이고 있다. 마포구청은 확진자의 이동동선은 방역을 모두 완료했다고 전했다. 방역당국과 지자체 등에 따르면 이날 이태원 클럽에 이어 홍대 주점을 방문한 사람 중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했다. 2020.5.13/뉴스1
이미 대규모 집단감염 사태에서도 깜깜이 환자들은 나타난 전례가 있다. 지난 5월 발생한 이태원 클럽발 집단 감염 사태 당시 마포구 주점 관련 확진자가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와 같은 코인노래방(관악구)에 들렀던 것이 뒤늦게 확인돼 코인노래방에 대한 방역 대책이 강화됐다.

3월 구로구 콜센터 관련 집단감염 사태에선 최초 확인됐던 11층 확진자보다 앞선 시점에서 10층 확진자가 양성 판정을 받았던 것도 나중에야 밝혀진 사안이다. 최초 감염원이 콜센터가 맞는지 등에 대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국내 대표적 '슈퍼 전파자'로 거론됐던 대구 지역 첫 번째 확진자의 경우 동선을 거짓 진술한 정황이 있다는 대구시의 발표로 인해 방역 에 혼선을 초래한 장본인이란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다만 신천지측은 이 확진자가 역학조사관이 최초로 요청했던 범위 내에서 동선을 진술했던 것일 뿐 고의로 허위 진술한 것은 아니란 입장문을 냈다.

N차 감염에 따라 확진자가 폭증한 여건에서 깜깜이 환자가 늘 경우 역학조사는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초래될 수 있다.

경제 위기 높지만, 3단계 거리두기 적용은?
지난 12일 사랑제일교회 교인이 '코로나19' 최초 확진 후 116명이 추가 확진돼 관련 확진자가 총 315명이 된 17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 입구가 출입통제 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지난 12일 사랑제일교회 교인이 '코로나19' 최초 확진 후 116명이 추가 확진돼 관련 확진자가 총 315명이 된 17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 입구가 출입통제 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이날까지 전국적으로 933명의 누적 확진자(중앙방역대책본부 발표 기준)가 발생한 사랑제일교회발 집단 감염으로 수도권 전역에선 환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경기 성남 생수기도원과 충남 계룡 도곡산기도원, 경기 포천 연곡종앙교회 등 종교시설, 원진녹색병원 장례식장 등에서 2·3차 감염이 발생해 사랑제일교회발 코로나19가 퍼진 시설만 20여 곳에 달한다.

의료계나 방역당국은 밀접 밀폐 밀집 등 이른바 '3밀'에 취약한 환경이 집단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으로 본다. 대규모 집회 역시 마스크쓰기, 거리두기 등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감염에 취약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회적거리두기 3단계 적용처럼 강도 높은 방역 수칙도 사회에 적용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서울지역 깜깜이 감염 늘어난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8월 들어서 여름휴가때부터 누적됐던 감염이 터지면서 나온 것"이라며 "환자 하나를 잡아 추적하고 역학조사해서 감시해서 방역하는 방식으론 유행상황의 안정이 불가능하다"고 우려했다.

다만 서울시는 아직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시행은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경제적 타격 등 사회전체에 미칠 파급력을 우려하고 있는 것.

박유미 서울시 방역통제관은 "지난 24일부터 전날까지 서울시가 역학조사반을 95명 투입했다"며 "24일부터 투입을 했기 때문에 경로확인 중인 환자 숫자의 퍼센테이지(비중)이 지금 줄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원인을 밝혔다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지원을 해야 될 거라 생각을 해 추가로 100여명을 선발해 역학조사에 또다시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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