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에 GDP 1만배 中선전…미중 갈등 최전선에

뉴스1 제공 2020.08.26 16:46
글자크기
중국 남부의 광둥(廣東)성 선전(深?)시. © AFP=뉴스1중국 남부의 광둥(廣東)성 선전(深?)시. © AFP=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중국 남부의 광둥(廣東)성 선전(深?)시가 경제특구로 지정된 지 26일로 꼭 40년이 됐다. 중국 개혁·개방의 실험장으로 중국 경제를 견인해, 경제 규모는 1만배가 됐다.



그 사이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등 유력 민간기업을 많이 배출했지만 최근 미·중 갈등이나 홍콩 문제로 유례없는 역풍이 불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6일 국내총생산(GDP) 1만배 선전 특구 40년, 미중 갈등 최전선에'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 선전, 어촌 마을서 중국 3위 도시로 : 외딴 어촌 마을이었던 선전시는 1980년 중국 최초의 경제특구로 지정되면서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기준 선전시 역내총생산은 2조7000억위안(약 464조4000억원)으로 상하이, 베이징에 이어 중국 3위다. 1980년 대비 경제 규모로 본 선전(1만배)은 중국 전체(216배)는 물론이고, 비슷한 시기에 특구가 된 광둥성 주하이시(1600배)와 푸젠성 아모이시(900배)도 크게 웃돈다.

◇ 느슨한 규제·홍콩 등이 급성장 요소 : 느슨한 규제가 선전 성장의 기폭제가 됐다. 수입관세와 법인세를 감면하자 많은 제조업체들이 이곳에 공장을 지었고, 당국은 기업에 적극적으로 공업용지를 빌려줌으로써 자금을 조달하고, 수도나 도로 등 인프라를 정비했다.


선전시는 기업 파산이 중국 최초로 실시된 곳이기도 하다. 이로써 선전은 과거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개혁개방의 시범도시가 됐다.

중국 국무원의 한 연구자는 "정부가 민간경제에 개입하지 않았던 것이 선전의 성장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베이징과 선전 양쪽에서 근무 경험이 있는 한 은행원은 니혼게이자이에 "베이징의 감독 당국은 '어쨌든 법률이나 규제를 지키라'고 말하지만, 선전의 관리는 우선 '뭔가 곤란한 것은 없는가'라고 물어본다"라고 말했다.

선전시가 홍콩과 인접한 것도 성장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값싼 노동력을 요구하는 외국계 전자기기 업체 등이 홍콩을 경유해 선전시에 진출, 가공무역의 중심지가 됐기 때문이다.

◇ 화웨이·텐센트 등 선전서 탄생 : 이런 점 때문에 선전에서 탄생한 글로벌 기업도 많다. 화웨이는 세계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 30%를 넘는 선두주자로, 올해 2분기(4~6월기)에는 스마트폰 출하에서도 세계 1위에 올라섰다.

인터넷 서비스 기업 텐센트는 미국 에픽게임즈 등 전 세계 게임 개발업체와 핀테크 기업에 적극 출자하고 있고, 드론업체 DJI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

◇ 미중 마찰·홍콩 보안법 역풍 우려…시 주석 메시지도 주목 : 하지만 글로벌 기업이 많은 만큼 미·중 마찰에 따른 타격도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는 기업과 정부 기관의 거래를 금지했고, 동맹국에도 화웨이 장비 퇴출을 호소하고 있다.

미국에서 1900만 명이 이용하는 메신저 앱 위챗(모회사 텐센트)도 내달 미국에서 금지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 국가보안법도 역풍이다. '1국가 2체제' 홍콩은 중국의 관문 역할을 해, 인접한 선전에도 큰 혜택이 있었다. 그러나 보안법으로 홍콩의 경쟁력이 낮아져, 홍콩을 경유하는 돈이나 인재 유입이 줄어들면 선전시가 받을 타격도 클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선전시 경제특구 40주년을 맞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놓을 메시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니혼게이자이는 "선전시를 둘러싸고는 가을에 국가주석이 직접 방문해 축하하는 관례가 있다. 20주년에는 장쩌민, 30주년에는 후진타오가 기념식에 참석했다"면서 "올해는 인접한 홍콩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시 주석의 선전 입국이 실현될지,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