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전에 잡아라" 유망 스타트업 주식거래 급증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20.08.2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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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서 크래프톤, 빅히트 등 I유니콘 기업 거래 활발

"IPO 전에 잡아라" 유망 스타트업 주식거래 급증


코로나19(COVD-19) 재유행에도 주식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자 개인투자자들이 상장을 앞둔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이나 벤처·스타트업 주식거래에 적극 나서고 있다. IPO(기업공개) 시장의 청약 경쟁률이 갈수록 높아지자 유망 공모 전에 주식을 손에 넣으려는 투자자들이 K-OTC나 장외거래 플랫폼으로 몰리고 있다.



25일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에 따르면 이 회사가 지난해 11월 출시한 비상장 주식거래앱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통한 누적 주식 거래건수는 1만6000여건을 넘어섰다. 앱 출시 이후 거래건수가 1만건을 넘기까지 약 7개월이 걸렸지만 이후 거래건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날 현재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거래 가능한 비상장 종목은 총 4739개이며 거래 희망 게시글은 7만8987개, 거래 완료 게시글은 1만6895건에 달한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의 MAU(월간활성사용자수)는 올 초 1만명 대 수준이었으나, 4월에는 2만명대로 올라섰다. 이후 6월에는 4만4000명으로 급성장했다. 신규 가입자도 꾸준히 늘어 지난달 누적 가입자 10만명을 넘어섰다.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K-OTC 시장 역시 이달 들어 전일까지 일평균 거래금액이 81억8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38억57만원)과 비교하면 3개월새 거래금액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지난 14일에는 144억9000만원을 기록하며 올해 들어 가장 많은 거래 규모를 기록하기도 했다.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긴 했지만 아직까진 장기투자보다는 공모를 눈앞에 둔 특정 종목에 쏠림 현상이 심한 편이다.


오는 26∼27일 기관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인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증권플러스 비상장'에만 2만5000개의 거래 희망 게시글이 올라와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내달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외에도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솔젠트 등이 약 1000~4000건이 넘는 게시물을 통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개미' 비중이 90%를 넘는 K-OTC에선 바이오 업종 쏠림 현상이 눈에 띈다. 25일 현재 거래대금 상위 종목으로 비보존, 오상헬스케어, 아리바이오 등의 바이오종목이 올라 있고 이들 종목의 거래비중이 전체 거래액의 65%를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장외주식을 거래할 경우 투자정보가 한정적이고 거래량이 많지 않아 원하는 시점에 사고팔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충고한다. K-OTC 시장의 경우 개인투자자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장외 플랫폼도 개인 투자자간 거래만 취급하기 때문에 가격변동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최근 장외거래 시장으로 투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풍부한 시중 유동성이 장외로까지 흘러들어가고 IPO '대박'에 대한 선행 투자심리가 작용한 탓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상장이 무산될 경우 주가 낙폭이 클 수 있고, 개인간 거래에선 적정가격 대비 주가가 높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거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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