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체류중 자가격리 통보받자 '비행기'타고 집으로

뉴스1 제공 2020.08.25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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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32번 확진자 황당 행동…"자택에서 격리로 오인" 해명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은 지난 7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1층 국내선 도착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라텍스장갑을 낀 관광객들이 이동하고 있다.2020.8.7 /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은 지난 7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1층 국내선 도착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라텍스장갑을 낀 관광객들이 이동하고 있다.2020.8.7 /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으로 자가격리 통보를 받은 '제주 32번 확진자가 검사결과가 나오기 전에 항공기에 탑승, 제주를 떠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도 방역당국에 따르면 인천에 주소를 두고 있는 제주 32번 확진자 A씨는 지난 23일 오후 2시35분 김포국제공항에서 티웨이항공 TW723편을 타고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그런데 제주도착 다음날인 24일 오전 9시50분쯤 서울시 강남구보건소로부터 확진자 관련 연락을 받고 제주보건소를 방문, 오전 11시30분쯤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았다.



당시 검체를 채취했던 제주보건소 직원은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숙소를 벗어나지 말고 기다리라"고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검사 후 택시를 이용해 숙소였던 지인 소유의 제주시 이도2동 소재 모 오피스텔로 돌아갔다.

제주보건환경연구원은 이날 오후 9시40분쯤 A씨에 대해 확진판정을 내렸다.


그런데 이때 A씨는 제주에 없었다.

오피스텔에서 검사결과를 기다리던 A씨는 강남구보건소로부터 '자가격리 대상자'라는 전화를 다시 받고 이날 오후 1시35분쯤 제주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KE1236편을 타고 제주를 벗어나 자택이 있는 인천으로 갔다.

제주보건소에서 검체검사를 받은 지 2시간 만이다.

이에 대해 A씨는 제주도 역학조사관과 통화에서 "검사 직후 강남구보건소의 자가격리 안내를 (인천) 자택에서 격리하라는 뜻으로 오인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도의 확진자의 접촉자에 대한 관리도 부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검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A씨에 대한 확인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A씨가 택시를 이용해 제주보건소와 제주공항으로 이동하면서 택시기사 3명이 밀접접촉자가 돼 자가격리에 들어갔고, 서울행 항공기에 동승했던 탑승객 역시 자가격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제주도의 자가격리자에 대한 관리 소홀은 이번만이 아니다.

선원일을 하기 위해 비전문취업(E-9) 비자를 받고 6월22일 제주에 입도한 인도네시아인은 14일간의 '자가격리 및 활동범위 제한명령'을 받고도 자가격리 마지막날인 7월6일 지정된 격리장소를 벗어나 대구로 떠난 일도 있었다.

제주도 관계자는 "검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는 안내는 원칙적인 매뉴얼(지침서)이기 때문에 충분히 수칙을 안내했다고 한다"며 "관광객인 경우 제주에 자택이 없기 때문에 도에서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데도 (강남보건소로부터) 접촉자 통보를 받고 택시를 타고 움직인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앞서 원희룡 제주지사는 서울 광진구 20번 확진자가 제주에 7월 9~14일 제주에 머물면서 제주시 한림읍 지역에서 접촉한 주민 등 가운데 4명이 확진판정을 받자 "자가격리를 해야 할 접촉자들은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심각한 문제로 번질 수 있다"며 "밀접접촉자를 더욱 철저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서울시와 각 구청에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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