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더!"…트럼프, 관례깨고 전당대회 첫날 깜짝 등장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뉴욕=이상배 국제부특파원 2020.08.2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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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아들 여자친구도 연설자로 총출동, 총 4일 진행… 북한도 여러차례 언급

[샬럿=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린 2020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 무대에 올라 엄지를 치켜세우며 인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전당대회 공식 유튜브 계정으로 생중계된 첫날 행사에서 '롤 콜(Roll Call·호명)' 투표를 통해 2020년 대선 공식 후보로 선출됐다. 2020.08.25.[샬럿=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린 2020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 무대에 올라 엄지를 치켜세우며 인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전당대회 공식 유튜브 계정으로 생중계된 첫날 행사에서 '롤 콜(Roll Call·호명)' 투표를 통해 2020년 대선 공식 후보로 선출됐다. 2020.08.25.


"4년 더! (Four more years)"라는 외침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공화당 전당대회에 깜짝 등장했다. 대선 후보는 전당대회 첫날 공식 지명된 뒤 마지막 날(27일) 후보 수락연설에서 모습을 드러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같은 관례를 깼다. 이는 지난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고향인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화상으로 연설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 차별화를 의도한 것으로 읽힌다.

트럼프 "美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선거"
트럼프 대통령은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12년 더'라고 해야 한다"면서 여유를 보인 뒤 "이번 선거는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선거로 우리는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2500명 이상의 대의원이 참석할 예정이었던 이번 전당대회는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대폭 축소돼 현장에는 50개 주와 미국령 등에서 각각 6명씩 총 336명의 대의원만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공화당 전대 역시 기본적으로는 온라인으로 진행되지만 336명이 참석해 현장 행사 요소를 가미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대의원 2500명 만장일치로 대선 후보로 지명됐다. 그는 코로나19를 '차이나 바이러스(China Virus)'라고 규정짓고 우편투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대선후보 출정식을 가졌다.



아울러 공화당은 대의원 만장일치로 마이크 펜스 현 부통령을 트럼트 대통령의 대선 러닝메이트 자리인 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했다. 로나 맥대니얼 공화당전국위원회 의장은 "마이크 펜스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게 돼 매우 흥분된다"라며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샬럿=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린 2020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 연단에 올라 연설 후 청중과 인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전당대회 공식 유튜브 계정으로 생중계된 첫날 행사에서 '롤 콜(Roll Call·호명)' 투표를 통해 2020년 대선 공식 후보로 선출됐다. 2020.08.25.[샬럿=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린 2020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 연단에 올라 연설 후 청중과 인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전당대회 공식 유튜브 계정으로 생중계된 첫날 행사에서 '롤 콜(Roll Call·호명)' 투표를 통해 2020년 대선 공식 후보로 선출됐다. 2020.08.25.
트럼프 가족 찬조연설자로 총출동…북한도 여러차례 등장
전당대회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자녀 등 가족은 물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 등 유력 인사들이 지지 연설에 나선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부친의 치적을 내세우며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후보를 급진좌파로 몰아세웠다. 스코틀랜드 네스호에 산다는 괴물에 빗대 바이든을 '적폐(swamp)의 네스호 괴물'이라고도 공격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의 미국은 기회의 땅이자 약속의 장소"라며 부친의 성과를 한껏 치켜세우고 코로나19 대응을 옹호했다.

그는 바이든 후보가 중국에 매우 약해 최근 중국 공산당이 바이든 후보를 선호한다는 정보당국의 평가까지 있었다면서 '베이징 바이든'이라는 표현도 썼다. 별명 붙이기를 좋아해 바이든 후보를 '졸린 조'라고 부르는 부친을 따라한 셈이다. 그러면서 "그들(중국)은 바이든이 우리를 경제적으로, 그리고 세계 무대에서 약화시킬 것을 안다"고 강조했다.

[샬럿=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24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찬조연설을 통해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아버지에게 한 표를 행사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2020.8.25.[샬럿=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24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찬조연설을 통해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아버지에게 한 표를 행사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2020.8.25.
폭스뉴스 앵커로 일하다 트럼프 재선 캠프에 합류한 트럼프 주니어의 여자친구 킴벌리 길포일도 연설자로 나섰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강력한 경제를 건설했고 미국을 언제나 최우선에 뒀으며 법집행에 앞장서는 대통령이라고 치켜세웠다. 바이든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가 미국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것이라면서 "그들은 이 나라를, 우리가 싸워온 모든 것을 파괴하고 싶어한다. 그들은 여러분의 자유를 빼앗고 싶어한다"고 주장했다.

모친이 푸에르토리코에서 왔고 부친도 이민자라며 아메리칸 드림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트럼프 주니어와 여자친구를 시작으로 25일엔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차남 에릭, 차녀 티파니가 연설에 나선다. 26일엔 에릭의 부인 라라가, 27일엔 장녀 이방카가 등장한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공화당 전당대회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여자친구 킴벌리 길포일이 연설자로 나선 모습/사진=AFP24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공화당 전당대회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여자친구 킴벌리 길포일이 연설자로 나선 모습/사진=AFP
북한 수차례 언급…""바이든은 北 위협 방치"
전당대회 첫날엔 공화당 팀 스콧 상원의원을 비롯해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의원,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 등이 연단에 섰다.

북한도 주요 주제로 등장했다.

찬조연설에 나선 짐 조던 공화당 하원 의원이 가장 먼저 북한을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이란 핵합의 탈퇴, 미 대사관의 이스라엘 예루살렘으로 이전, 미국·멕시코·캐나다 합의(USMCA) 체결과 함께 북한의 인질 송환을 외교 업적으로 꼽았다.

제1차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던 시점인 2018년 5월 북한에 억류돼 있던 김동철, 김상덕, 김학송 등 한국계 미국인 3명을 미국으로 송환한 일을 대표적인 성과로 내세운 것이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24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AFP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24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AFP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도 찬조 연설자로 나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극찬했다.

그는 "유엔은 독재자와 살인자, 도둑들이 미국을 비난하고 손을 뻗어 우리가 청구서를 지불하라고 요구하는 곳"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모든 것을 끝냈다"고 평가했다.

또 "그의 지도력 덕분에 우리는 버락 오바마(전 대통령)와 조 바이든(전 부통령)이 거부한 일을 했다"며 "우리는 미국을 옹호했고 적들에 저항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바마와 바이든은 북한이 미국을 위협하도록 내버려뒀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약함을 거부하고 역사상 북한에 대해 가장 강력한 제재를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팀 스콧 상원의원이 24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AFP팀 스콧 상원의원이 24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AFP
공화당의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인 팀 스콧(사우스캐롤라이나)는 이날 전대 마지막 연설자로 나섰다.

스콧 의원은 특히 민주당 바이든 후보와 해리스 부통령 후보에 대해 "정말이다. 조 바이든과 카멀라 해리스는 문화적 혁명, 근본적으로 다른 미국을 원한다"며 "우리가 그들을 허용한다면 그들은 우리나라를 사회주의자들의 유토피아로 바꿔놓을 것"이라고 이념 공세도 가했다.

그러면서 "역사는 우리에게 그 길은 특히 성공하길 바라는 열심히 일하는 국민을 단지 고통과 빈곤으로 이끈다는 것을 가르쳐줬다"고 말했다.

스콧 의원은 '약속의 땅'이라는 이날 주제에 맞게 자신의 성공 스토리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그는 3학년 때 학교를 그만두고 목화밭에서 일해야 했던 자신의 할아버지가 손자가 미 하원 및 상원의 첫 흑인 의원이 되는 것을 보게 됐다면서 "우리 가족은 한 일생에 걸쳐 '목화'에서 '의회'로 갔다. 그리고 이것이 내가 다음 미국의 세기는 지난 세기보다 좋을 것이라고 믿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AP/뉴시스] 올해 미국 대선에서 맞붙을 조 바이든 전 부통령(왼쪽),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AP/뉴시스] 올해 미국 대선에서 맞붙을 조 바이든 전 부통령(왼쪽),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
지지율 조사 바이든 앞서지만 경제정책은 트럼프 앞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전체 여론조사에서는 뒤지고 있지만 경제정책에 대한 지지도가 굳건하게 나오고 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방송이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41%)은 바이든 전 부통령보다 9%포인트 낮았지만 누가 경제를 더 잘 다루느냐는 질문에서는 48%의 지지를 얻어 바이든 전 부통령을 거꾸로 10%포인트 앞섰다.

뉴욕타임스(NYT)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심각하지만 전통적인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경제정책에 대한 트럼프 지지가 확고하다"며 "코로나19로 흑인과 히스패닉 같은 민주당 지지층이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받은 반면 트럼프 지지층인 백인들은 충격을 덜 받은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후보의 전반적인 지지율은 트럼프 대통령보다 우위에 있지만 최근 끝난 전당대회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지난 21∼23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은 48%로, 이전 조사 때의 지지율(46%)보다 약간 오르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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