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이 지난 7월 업계 최초로 보험계약대출 서비스 신청에 적용한 AI(인공지능) 기반 음성봇 ‘하이봇’의 고객 응대 내용이다. 음성봇이지만 로봇과 대화한다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는다. 상담원과 통화하듯 필요한 이야기를 하고, 본인 인증을 받으면 대출이 완료된다. “네”와 “아니요” 같은 짧은 음성 뿐 아니라 개인인증에 필요한 휴대전화가 알뜰폰(MVNO)인지 여부 등 다소 복잡한 문장도 어려움 없이 처리한다.
MOS점수 사람목소리 5.48. ‘하이봇’ 음성 5.43···이질감 거의 없어현대해상의 ‘하이봇’에는 AI기반 지능형 대화기술이 접목됐다. 사람 음성을 실시간으로 문자로 변환하고 적당한 답을 텍스트로 찾은 뒤 이를 다시 실시간 음성으로 들을 수 있게 알려주는 기술이다.
현대해상은 이 같은 기술 구현을 위해 국내 AI분야 대표 스타트업 ‘마인즈랩’과 손 잡았다.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도록 서비스와 관련된 시나리오를 만들고, 학습을 통해 고객의 의도를 파악하는 알고리즘도 완성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상황별로 최적의 답변이 제시될 수 있는 대화모델 학습과 테스트를 반복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사람이 말하는 대화 내용을 알아듣는 음성인식율을 90%까지 높였다. 현대해상이 구현한 시나리오 상에 들어있는 정형화 된 대화 내용에 대한 음성인식률은 95%다. ‘하이봇’이 거의 사람의 말을 다 알아 듣는다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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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판매모니터링에도 적용···“원하는 때 언제든 AI상담사 연결”
10명 중 3명 이상은 여전히 PC나 모바일을 통해 보험대출 신청을 하기 어려운 디지털 취약계층이라는 뜻이다. 대부분 고령층으로 추정된다. 현대해상은 이들의 고충을 해결하고자 AI음성봇을 소액 대출 상담에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현대해상은 완전판매모니터링 업무에도 AI 음성봇을 활용 중이다. 완전판매모니터링은 고객이 신규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충분한 설명과 주요 서류 등을 전달받았는지 확인하는 업무다. 월 8만건 이상 모니터링이 이뤄진다.
그동안은 상담사가 직접 고객에게 업무시간에 전화를 걸어 하나하나씩 확인해야 했다. 고객과의 통화가 되지 않으면 상담사의 업무가 누적되는 고충도 있었다. ‘하이봇’의 상담업무가 24시간 이뤄지면 완전판매모니터링을 비롯한 상담사들의 업무 효율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조영택 현대해상 디지털기획파트장은 “성능 개선을 통해 완전판매모니터링 업무를 AI 음성봇으로 전부 대체할 예정”이라며 “보험계약대출과 완전판매모니터링 뿐만 아니라 다른 다양한 상담 업무에도 AI 음성봇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I음성봇 응용기술,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예정”현대해상은 AI 음성봇에 적용된 기술들을 응용해 상담 업무 효율화 작업도 벌이고 있다. 대표적인 응용기술이 STT/TA(Speech to Text/Text Analytics)이다. STT는 컴퓨터가 음향 신호를 문자로 변환시키는 기술이다. TA는 문자 데이터를 분석해 의미 있는 정보를 도출해 낸다.
AI 음성봇의 경우 STT/TA는 사람의 음성을 문자로 변환하고 이를 이해하는 역할을 한다. 현대해상은 이 기술을 장기보험 텔레마케터들이 보험 상품 설명 의무를 제대로 고객에게 이행했는지를 점검할 때 사용했다. 기존에는 직원이 고객과 상담원 간 오간 녹취 파일을 빠르게 듣고 상품 설명을 제대로 했는지 확인했다.
STT/TA 기술이 활용되면서 점검 항목의 70%를 시스템이 담당한다. 조 파트장은 “앞으로 STT/TA를 활용하여 고객 콜센터로 접수되는 상담 유형 및 불만 원인을 분석해 고객서비스 개선에 다양하게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