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상 안된다"던 방산업계도 재택근무..."직원 건강 최우선"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0.08.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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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상 안된다"던 방산업계도 재택근무..."직원 건강 최우선"


코로나19(COVID-19) 확산세에 방산업계도 손을 들었다. 방산업계는 보안상 외부에서 전산망 접속이 불가능해 재택근무를 실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계속되는 코로나19 확산세에 속속 전 직원 대상 재택근무에 돌입하거나 재택근무 검토에 들어갔다.



LIG넥스원은 24일 오전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5일간 재택근무 실시를 공지했다고 밝혔다. LIG넥스원 직원들은 이날부터 28일까지 필수 인원을 제외하고 재택근무를 하게 된다. 대표적 방산기업 한화와 현대로템 등도 재택근무에 들어간다.

재택하면 내부 전산망 접속 불가지만…"직원 건강이 더 중요"
방산업계는 기업 내부에서만 접속할 수 있는 전산망과 외부에서 접속 가능한 전산망이 철저하게 '망분리' 돼 있다. 이 중 보안성이 높은 자료들은 내부 전산망으로만 접근할 수 있다. 연구·개발센터의 자료 등 방산업계가 취급하는 대다수 자료가 외부에선 접속할 수 없다. 이런 자료들은 USB(이동식저장장치)로 외부에 유출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재택근무로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다.



생산도 다른 업계와 달리 부품을 조립하는 100% 수작업 형식으로 진행된다. 일반 제조업처럼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갈 경우 라인별 작업이 가능하지만 방산업은 대부분 부품을 받아 조립해 납품하는 방식이라 일괄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이에 따라 LIG넥스원은 지난 2월 대구·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900명 이상 나왔을 때도 전원 재택근무를 시행하지 않았다. 정부 지침에 따라 임산부와 대구·경북 출퇴근자를 대상으로만 재택근무를 실시했었다.

그러나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400명에 육박하자 위기감을 갖고 전원 재택근무라는 결정을 내렸다. 아직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서울, 판교, 용인 등 수도권 사업장 내에서 확진자가 생길 가능성을 대비한 선제적 조치다.


회사 측은 "재택근무를 하면 전산망 접속을 하지 못해 업무 효율이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직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사무직뿐만 아니라 생산직도 납기 일정이 촉박하거나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면 반 이상은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재택근무 연장 여부 등은 향후 코로나19 확산 여부에 따라 탄력적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한화방산·현대로템·KAI도 재택근무'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모습. /사진제공=KAI.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모습. /사진제공=KAI.
한화의 방산 계열사도 교대 재택근무 등을 도입한다. ㈜한화의 화약·방산 사업 부문은 빠르면 이번주부터 교대 재택근무에 들어간다. 일반적인 출퇴근 시간을 피하는 시차출근제를 활용해 사회적 노출도 최소화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서울 및 판교 근무자를 대상으로 오는 25일부터 9월 4일까지 순차적인 재택근무를 실시한다.

한화디펜스는 기존에도 주 1회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었지만 이날부턴 하루 재택근무를 하면 이틀 출근하는 방식의 근무 체제로 전환했다. 한화시스템도 사무직 등을 중심으로 재택근무를 검토 중이다.

확진자가 발생한 현대로템은 지난주 사무직 전원 재택근무에 이어 이번주도 50% 재택근무를 이어간다. 현대로템에선 지난 17일 사무직 직원 1명이 확진돼 같은 층 직원 250여명이 검사 받았다. 지난 18일에도 외부에서 근무했던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대로템은 기존 확진자 2명 외엔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서울 사무실도 이날부터 교대 재택근무에 들어간다. 기간은 이날부터 다음주 금요일까지며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연장될 수 있다. 단, 경남 사천 본사는 출장을 자제하는 수준의 기존 방역지침에 따르는 상황이다. KAI 관계자는 "본사가 있는 경남 사천시는 확산세가 크지 않아 대응방식을 바꾸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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