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릿지]"가격 떨어지는 서울 아파트가 늘고 있다"

머니투데이 최동수 기자, 조한송 기자, 김윤희 인턴 2020.08.26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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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릿지TALK]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①



부동산 시장이 혼란스럽다. 일부 단지에서는 수요가 몰려 신고가가 나오고, 어떤 단지에선 전고점 대비 수억원씩 떨어진 급매물들이 하나둘 씩 나온다.

정부가 낼 수 있는 카드는 우선 다 내 놓았다. '세제, 금융, 공급, 임차인 보호' 등 집값 안정화를 위한 대책이 연달아 나왔다.



가파르게 올랐던 집값은 잡힐까? 아니면 다시 상승할까? 내 집 마련은 언제 해야할까?

머니투데이 건설부동산 전문 유튜브채널 '부릿지'가 부동산 시장 전문가인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을 만났다.



1편에선 지금 부동산 시장이 변곡점에 도달했는지?, 집값 하락이 시작됐는지? 투기 수요는 멈출지 등을 물었다. 2편에서는 다주택자 매물이 나올지, 정부의 공급대책이 집값 안정화 이끌 수 있을지, 임대차3법 이후 전셋값 상승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실수요자 내 집 마련은 언제 해야할 지 등을 물었다.

[부릿지]"가격 떨어지는 서울 아파트가 늘고 있다"


▶최동수 기자

안녕하세요. 부릿지입니다. 오늘 부릿지는 부동산 시장을 진단하고 전망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6·17 대책 7·10 대책, 임대차 3법, 8·4 서울권역 공급대책까지 대책들이 연달아 나왔습니다. 정부에서는 세제와 금융 그리고 공급과 임차인 보호 등 4대 부동산 패키지가 완성됐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아직 많이 혼란스럽습니다.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 그리고 집값은 어떻게 좀 변할지 알아보겠습니다. 지난 4월 부릿지 맞장토론 때 출연해주셨던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님 모셨습니다.

질문 1. 4월에 집값 변곡점이 왔다고 했다. 하지만 집값을 올랐다. 전망이 빗나간 이유는?
[부릿지]"가격 떨어지는 서울 아파트가 늘고 있다"




▶최동수 기자

첫 번째 질문은 지난 4월 하셨던 말씀을 바탕으로 하나 드려볼게요. 당시 "집값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 집을 살 때는 아니다"라는 취지로 얘기해 주셨던 게 기억 나요. 하지만 그 이후로 지난 6월과 7월에는 급등장이었어요. 전망과 달리 분위기가 과열되고 있는데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

이유가 있습니다. 코로나 19로 기준 금리가 두 차례가 인하됐고요. 한국은 양호하게 사태가 진정됐죠. 그래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됐어요. 그런 와중에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나왔는데 시장에도 잘못된 시그널을 계속 줬죠.

예를 들면 공급 부족 우려를 나으면서 단기적으로 무주택자를 중심으로 해서 매수심리가 크게 달아올랐어요. 가격도 많이 올랐죠. 특히 특징적인 것은 거래량이 엄청나게 증가했어요. 6월부터 7월까지 거래량이 폭증한 거죠.

계속 말씀드리겠지만 어쨌든 저희가 집값을 전망하는데 1, 2개월을 전망하지는 않습니다. 서울 아파트를 갖고 계시면 최소한 7년 동안 보유하는 게 평균이에요. 그래서 제가 상·하반기 집값을 전망하지는 않고요. 큰 흐름에는 이미 변곡점에 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고요.

최근 흐름을 잘 봐야 해요. 이례적으로 지금 거의 13~14년 만에 거래량이 폭증했거든요. 그런데 재밌는 게 14년 만이잖아요. 14년 전으로 필름을 확 돌려볼까요? 언제냐 하면 2006년 11월이었어요. 거래량이 엄청나게 증가합니다. 그때가 10년 동안 고점이었죠. 금융위기발 하락장이 있었고요.

예를들면 당시 강남 한 아파트가 8억원에 거래되다가 11억원까지 올랐거든요. 그런데 이후 다시 7억원으로 떨어집니다. 과거하고 똑같을 수는 없겠지만 거래량이 급등하는 건 좀 유의 깊게 봐야 하는 거죠

▶최동수 기자

그때는 2008년 금융위기라는 외부충격 요소가 있었잖아요. 일대일 비교하기는 힘들지 않을까요?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

지금 코로나 19가 더 커 보이는데요. 여러분 주의 깊게 보셔야죠. 굉장히 심각한 문제예요. 코로나 19를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지금 어떤 일이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냐면요. 미국은 실업자 수가 50년 만에 폭증하고 있어요. 이게 어떻게 서브프라임보다 작은 문제냐고요. 사실 저는 서브프라임이나 코로나19를 전제해서 전망하지는 않아요. 가격이라는 건 뭐냐 하면 그 자체가 가진 변화의 흐름이라는 게 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한국의 집값이 변곡점에 와 있다 이런 주장을 하는 거예요. 제가 이걸 주장하면서 코로나 19나 서브프라임 이런 얘기를 하는 건 아니잖아요.

질문 2. 집값 하락은 시작됐나?
[부릿지]"가격 떨어지는 서울 아파트가 늘고 있다"


▶최동수 기자

8월 셋째 주 한국감정원 전국 집값이 상승률이 0.11%로 둔화됐어요. 서울 상승률이 0.02%까지 내려오고 또 강남은 보합 수준까지 왔죠. 집값 상승세가 이제 잡히기 시작했다고 좀 보세요?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

가격이 올라갈 때나 하락할 때 일방적이지 않아요. 이렇게 오르면서 떨어지기도 하고 떨어지면서 오르기도 하죠. 저는 큰 추세로 하락 국면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실제로 한번 조사를 해봤어요. 7·10 대책이 일단 중요한 변곡점일 수도 있으니까 7·10 대책 이후로 서울의 거래된 아파트가 2500건 정도 되더라고요. 2500건을 전수조사를 한번 해봤죠. 그랬더니 그중에서 58%가 금액이 올라갔고요. 고점 대비해서요. 그다음에 한 5% 정도가 보합 수준, 그리고 나머지 35% 정도가 하락했더라고요.

그런데 5, 6월에는요 85% 이상이 상승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하락하는 게 한 10% 내외였죠. 확연하게 수치가 좀 달라지죠. 하락하는 게 많아지기 시작하죠. 신문이나 언론에서 '어디가 고점이고, 1000만원 올랐다, 2000만원 올랐다, 5000만원 올랐다' 하지만 여러분 그중에서 35%가 떨어지고 있고요. 이 비율은 점점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질문 3. 3040 패닉바잉, 초고가 아파트 신고가 나온다. 수요의 마지막 불꽃인가?
[부릿지]"가격 떨어지는 서울 아파트가 늘고 있다"


▶최동수 기자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고가가 나오고 있고, 평당 1억원을 돌파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7월 말 기준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0억원을 돌파했고, 3040은 패닉바잉하고 있습니다. 집을 사려는 수요가 많아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지금의 수요는 마지막 불꽃인가요?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

5, 6, 7월 이렇게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 시장의 특징이 있습니다. 말씀대로 30대가 굉장히 많이 사요. 매수 비율에서 35~40% 정도를 차지했어요. 그러면 30대가 지속해서 매수를 할 수 있는 여력이 있냐? 이런 질문을 먼저 해봐야겠죠.

그런데 그러기는 힘들어요. 왜냐하면 30대는 재산 여력이 많지 않습니다. 지속해서 시장의 변동요인이 되거나 수요를 이끌 힘이 부족한 거죠. 한국에서 주택가격을 움직이는 수요는 철저하게 투자나 투기 수요예요. 긴 흐름 속에서 30대도 튀어 오를 수 있고 40대도 갑자기 시장에 나올 수 있지만 결국 장기적으로 시장 수요의 변동성을 이끄는 건 투자수요예요. 단언하고 말씀드리는데 투자수요는 줄고 있어요. 일단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투자 수요는 줄고 있고요. 수익률도 떨어지고 있죠.

확실히 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요. 절대 가격은 오른다고 하지만 수익률은 떨어지고 있어요. 확연히요. 예를 들어 2018년 서울 아파트의 수익률은 15~17%까지 갔는데 2019년부터 한 자릿수로 떨어졌고요. 올해는 10억원짜리가 11억원에 거래됐다고 해서 고점이 됐다고 하지만 수익률은 5% 미만으로 지금 떨어지고 있어요. 그런데 투자수요는 철저하게 수익률을 기반으로 해서 움직이거든요. 투자수요가 계속 감소할 수밖에 없는 거죠.

[부릿지]"가격 떨어지는 서울 아파트가 늘고 있다"
▶최동수 기자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더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요. 오를 것이란 기대감도 있고 집을 사려는 실수요가 이렇게 많은데 집값이 떨어진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런 사람들한테는 어떻게 얘기할 수 있을까요?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

수요는 매년 고정돼 있거든요. 예를 들어 우리나라 전체 수요가 100만 이라고 한번 생각해 보죠. 그럼 그중에서 70만이 실수요라고 하면 실수요는 선형으로 움직이죠. 계속 실수요는 있는 거니까요.

현재 집을 사면 실수요가 미리 당겨진 거예요. 그러면 뒤쪽 실수요는 감소해요. 투자 수요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실수요는 정해져 있어요. 뭐 갑자기 중국에서 들어온 이민자가 폭증하지 않는 한이요. 그래서 일시적으로 실수요가 여기서 확 나오면 다음 실수요는 줄어들 수밖에 없어요.

또 하나 5~6월에 일어난 수요가 진짜 실수요냐는 건 고민할 필요가 있어요. 예를 들어 강남에 5~6월에 일어난 매수 중에서 70%가 갭투자였어요. 1000건의 거래되면 700건이 전세 끼고 샀다는 건데 이것이 전세 끼고 사는 거 실수요라고 할 수 있습니까?

시장을 움직이는 건 가격을 움직이는 건 절대 실수요자가 아닙니다. 과거 10년 전에 왜 강남 집값은 빠졌어요. 실수요자는 계속 있는데요. 갑자기 요즘에는 가격이 왜 급등했습니까? 실수요자가 갑자기 증가했나요? 천만의 말씀이에요. 2018년, 2019년도에 한국에 실수요자가 갑자기 증가하는 이유를 찾지 대지 못하잖아요.

저는 투자 수요가 증가하는 이유를 정확하게 될 수 있어요. 아니 이런 말씀을 많이 하세요. 금리가 떨어져서 수요가 증가했대요. 그러면 금리가 떨어지면 실수요자가 갑자기 증가합니까?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증가한 거예요.

▶최동수 기자

금리가 떨어지면 실수요자들이 돈을 유동성이 풍부해지니까 실수요자들이 집에 살려고 하는 욕구는 커질 수 있지 않나요?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위원

미래의 실수요를 당기는 역할을 할 뿐이에요.

▶최동수 기자

장기적으로 봤을 때 나중에 집을 살 실수요자들이 줄어든다는 말씀인가요? 실수요를 당긴 것이니 시간이 지나면 나중 수요가 줄어들고 그것이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건가요?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

그렇죠. 여러분이 실수요와 투자 수요를 명확하게 구별할 수는 없어요. 투자 수요가 계속 증가할 수 있는 수요냐? 이 투자 수요가 나왔을 때 미래의 수요를 감소할 수 있는 수요냐? 라는 차원에서 구별해보면 올해 2분기에 나타났던 수요는 미래 수요를 감소시키는 수요라고 생각하는 거죠. 30~40대니까. 알겠습니다.

질문 4. 정부의 대책이 연달아 나왔다. 이제 투기·투자 수요 멈출까?
[부릿지]"가격 떨어지는 서울 아파트가 늘고 있다"

▶최동수 기자
4월에 투자수요는 수익률로 움직이기 때문에 투자수익률을 낮춰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정부의 정책들이 연달아 나왔는데, 투자수요들이 이제 활발하게 활동하기에는 이제 힘들어졌고 보시나요?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
그렇죠. 현실적으로 따져보면 이번 정책 중에 제가 강력하다고 판단하는 건 2주택자부터 취득세율을 8% 이상으로 올리잖아요. 이거 굉장히 강력한 겁니다. 사실은 투자 목적으로 집을 사기는 이제 서울에서 쉽지 않아요. 서울의 평균 가격이 10억원인데 이제 8000만원 내고 시작해야 됩니다. 아까 말씀드렸는데 아파트 연간 수익률이 지금 3%대 미만으로 떨어지고 있다고요. 단순하게 따져 8%가 세금이라고 하면 3년 동안 3%씩 계속 올라야 본전인 거예요. 누가 투자 목적으로 집을 사겠어요. 쉽지 않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지금 시장에 투자수요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출연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 최동수 기자
촬영 방진주 인턴, 김윤희 인턴
편집 김윤희 인턴
디자인 신선용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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