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성혁 장관은 지난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 국내 해운업계 위험 요인으로 제살깎기식 경쟁을 손꼽았다. 문 장관은 "한국 선사들이 주요 시장인 아시아 역내시장에서 기존 원양 항로에 활용하던 4000TEU급 이상 선박을 전배(Cascading)하는 등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며 "아시아가 글로벌 선사들의 새 격전지가 됐다"고 지적했다.
해양 전문가인 문 장관은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국적 선사는 특히 동남아 항로에서 어려움을 겪어 서로 출혈 경쟁에까지 나서고 있다"며 "각축장이 된 아시아 항로에서 우리 선사들이 살아남으려면 항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문 장관은 "장금장선과 흥아해운 컨테이너 부문 일부는 이미 구조조정을 거쳐 통합됐고, 전체에서 20% 비중인 벌크 부문 (구조조정 필요성이) 남아 있다"며 "동남아 항로에선 공동 배선이나 선복량 조절 등을 통해 특정 항로에 서로 몰리지 않으면서, 각자 경쟁력 있는 분야를 나눠 운항하는 방식으로 일종의 '한국판 얼라이언스'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문 장관은 "정부가 직접 혹은 강제로 이런 구조조정을 요구할 수는 없기에 업체들이 스스로 항로 조절에 대한 여러 협력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며 " "K-얼라이언스가 구축된다면, 정부는 협조 요청을 마다치 않고 기업을 돕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해운업도 서비스업 일종이고 정부가 자유무역을 거스르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지원할 의무가 있다"며 "이는 WTO(세계무역기구)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전제했다.
문 장관은 "코로나19(COVID-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시장 구조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기존 선대운영 및 경영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혁신도 (선사들에) 요구된다"며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할 경우 큰 부담이 될 것이고, 변화와 혁신이 없다면 언제든 한진해운 파산 같은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