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60%, 연 1조씩 성장… '글로벌 톱' 韓 모바일뱅킹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20.08.25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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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최헌정 디자인 기자그래픽=최헌정 디자인 기자


지난해 한국인들의 하루 평균 모바일뱅킹 이용금액은 6조3919억원이었다. 2018년과 비교해 19.6% 증가한 규모다. 2016년 3조원대 초반에서 매년 1조원씩 늘고 있다. 지난해 9만7000여건이던 하루 평균 이용 건수는 올해 1억 건을 넘어설 게 확실시된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공통 현상이다. 하지만 한국이 유난히 빠르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 성인 26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최근 3개월 내 모바일뱅킹 경험자’ 비율은 57.1%였다. 시장조사업체 스테이티스타(Statista), 마케팅 컨설팅사 컴스코어(Comscore) 등 조사에서 2018년 미국이나 독일, 영국, 스페인 등 주요 유럽 국가들의 모바일뱅킹 이용률이 50%를 밑돈 것과 대조적이다.



비대면 기술 발달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시대를 맞아 모바일뱅킹이 글로벌 금융의 총아로 떠올랐다.

세계 최고 수준 모바일뱅킹 이용률은 앞선 ICT(정보통신기술) 기반에 선진 기술에 대한 높은 수용성이 있어 가능했다. 실제 지난 5월 머니투데이가 국내 15개 금융사 디지털 금융 담당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이들은 국내 디지털 금융이 강한 배경으로 △우수한 기술력(77.8%)과 △높은 수용성(11.1%)을 꼽았다.



국내 모바일뱅킹 대중화는 2010년 4월 첫 선을 보인 KB스타뱅킹에서 출발했다. 이때 이미 조회와 이체, 납부 등 기본 기능을 모두 갖췄다. 오늘날에도 대표 모바일앱으로 인정받는다. KB국민은행은 Liiv, KB부동산Liiv ON 등 다수 특화 앱도 운영 중이다. 해당 앱들에서는 금융은 물론 부동산, 정책자금 관련 정보 등 독특한 아이템을 접할 수 있다.

신한은행 모바일앱 쏠(SOL)은 ‘MY자산’ ‘MY신용관리’ 등 서비스가 돋보인다. 은행계좌는 물론, 카드, 증권, 보험, 부동산, 자동차 등 온갖 자산을 쏠 하나로 관리하고 자신의 신용정보와 관리 팁을 전수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과 거래가 없어도 쏠을 이용할 수 있는 게 최대 장점이다. 현재 1200만명이 이용 중이다.
그래픽=최헌정 디자인 기자그래픽=최헌정 디자인 기자
하나은행은 최근 모바일뱅킹 앱 ‘하나원큐’ 업그레이드 버전 ‘뉴하나원큐’를 내놓았다. 은행권 최초 얼굴인증 서비스와 자금이체와 동시에 차용증을 작성할 수 있는 기능에서부터 또래와 자산을 비교하거나 주식 내지 펀드 수익률, 부동산 시세변동 알림 등 신개념 자산관리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하나은행 고유 서비스인 GLN(Global Loyalty Network) 모바일 간편결제로 별도 환전 없이 해외 가맹점 결제도 가능하다.

우리은행 앱 ‘우리WON뱅킹’은 로그인만 하면 상품 만기일, 대출이자 납입일 등 금융자사과 일정을 바로 안내해준다. 추가 앱 없이도 우리카드 주요 내역을 살펴볼 수 있고 계좌이체를 할 때 문자나 모바일메신저 등에서 복사한 계좌번호가 자동으로 입력된다.


NH농협금융은 디지털 개인 종합자산관리서비스(PFM)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마이데이터 시대, 개인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NH농협은행 대표 앱 ‘NH스마트뱅킹’은 메인화면에서 ‘다른은행’ 탭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는 UI(사용자 환경)이 돋보인다.

IBK기업은행의 ‘i-ONE소상공인부동산담보대출’은 기관 특성에 맞게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에 특화돼 있다. 대출을 신청하면 당일 또는 그 다음 영업일에 대출금을 받을 수 있다. 부산은행 모바일앱에서 QR간편결제 ‘썸패스’를 이용하면 사용실적에 따라 매월 9000원 현금 쿠폰을 제공받고 사용금액의 0.3% 캐시백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썸패스 계좌기반 결제 시 30% 소득공제도 해준다.

업계는 모바일뱅킹 혁신에서 한국은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제한된 시장에서 비슷한 서비스로 경쟁하는 게 현실이다. 특화된 시장에서 독자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가상은행원 ‘ERICA’로 ‘손 안의 컨설턴트’ 시장을 개척한 것이나 이제 설립 26년 된 미국 ‘캐피탈 원’이 대학생을 중심으로 ‘라이프 사이클 이벤트’ 중심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 같은 서비스다.

최공필 금융연구원 박사는 “금융은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기 때문에 도전에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데 혁신적 서비스를 위해서는 규제 완화와 금융사들의 용기가 맞물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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