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늘자 확 떨어진 주가… 방역도 증시도 "이번주 중대고비"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김태현 기자 2020.08.24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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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연속 세자릿수 확진, 확산세 안꺾이면 '3단계 거리두기'… K-방역 효과 회복 빨랐던 증시타격 불가피, 성장률도 '하향'

확진 늘자 확 떨어진 주가… 방역도 증시도 "이번주 중대고비"


103명(8월13일) 166명(14일) 279명(15일) 279명(16일) 246명(17일) 297명(18일) 288명(19일) 324명(20일) 332명(21일) 397명(22일).

이달 중순부터 코로나19(COVID-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의 확산세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국내 증시도 코로나19(COVID-19)라는 변수를 만났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주(8월24일~29일)가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급격한 조정 가능성은 낮지만 당분간은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코스피 지수는 2304.59로 마감했다. 지난 한 주(8월18~21일) 동안 4.27%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같은 기간 4.67% 떨어진 796.01을 기록했다.

다른 나라 증시보다 조정폭이 더 컸다. 미국 증시는 연일 상승세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 21일 1만1311.80으로 일주일 동안 2.65% 올랐다. S&P(스탠다드앤드푸어스) 500 역시 한 주 간 0.72% 오른 3397.16을 기록했다. 두 지수 모두 역대 최고치 기록이다.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도 한 주 동안 0.61% 상승했다. 유럽 유로스톡스50(-1.08%), 일본 니케이(-1.58%), 홍콩 항셍(-0.27%) 등은 다소 조정받았으나 한국 만큼 하락폭이 크지 않았다.

국내 증시 낙폭이 유독 컸던 이유는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때문이다. 100명대를 밑돌던 일일 신규확진자가 연일 200~300명대로 늘어나자 실물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증권가에서 우려하는 것은 지속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활동이 크게 위축되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 대비 회복 속도가 빨랐던 것은 성공적인 코로나19 방역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0.8%로 예상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과 이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경제 활동 위축이 재현된다면 올해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은 불가피할 수도 있다. 경기 회복 기대감에 올랐던 증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23일부터 전국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실시키로 했다.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고 클럽과 유흥주점 등의 영업이 중단된다. 관건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상향 조정될지 여부다. 일일 확진자수가 100~200명 이상인 상태가 2주간 지속되고, 더블링(일일 확진자가 배 이상 증가하는 것)이 1주일에 2회 이상 나타나면 3단계로 격상될 수 있다.

국내 코로나19 일일 확진자는 지난 13일부터 22일까지 10일 연속으로 100명을 넘었다. 지난 20일에는 324명, 21일에는 332명, 22일에는 397명에 달했다. 이번주까지 세 자릿수 감염자가 나온다면 3단계 격상이 불가피하다. 3단계 조치하에서는 10인 이상의 모임이 금지되며 필수적 사회경제활동을 제외한 모든 활동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사실상 '셧다운'인 셈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코로나19의 2차 확산세 안정 여부와 3단계 격상 우려 완화가 증시 안정의 중요한 변수"라며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하며 특히 내수주 및 경기민감 업종에 대한 투자는 더욱 조심해야되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21일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30.37포인트(1.34%) 상승한 2,304.59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 증시 호조에 힘입어 1%대 상승을 기록했다. 2020.8.21/뉴스1(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21일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30.37포인트(1.34%) 상승한 2,304.59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 증시 호조에 힘입어 1%대 상승을 기록했다. 2020.8.21/뉴스1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에도 지난 3월과 같은 증시 충격은 없을 것이란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성공적인 방역 학습효과와 강화된 정책 대응력, 세계적인 유동성 증가 등이 요인이다.

환율과 채권 금리도 안정적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1일 원·달러 환율은 1186.3원으로 꾸준히 118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급격한 외국인 자금 유출을 우려할 상황은 아닌 것이다. CP(기업어음) 금리는 지난 14일 1.45%에서 지난 21일 1.4%로 오히려 낮아졌다. 시장은 코로나19가 금융 리스크로 전이할 가능성을 아직은 낮게 보고 있다는 얘기다.

한편 3월 폭락장세 이후 증시를 떠받쳤던 '동학개미'들은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매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주(8월18~21일) 코스피 개인 순매수 상위 6위와 코스닥 개인 순매수 상위 5위는 각각 'KODEX 레버리지'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였다. 이들 ETF는 각각 코스피200지수와 코스닥150지수의 2배를 추종하는 ETF다.

개인은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 등락에 맞춰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는 등 레버리지 ETF로 시장에 기민하게 대응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의 매수·매도 흐름을 봤을 때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전략이 노련해졌다"며 "투자 기간을 짧게 가져가면서 시장이 변동할 때마다 빠르게 수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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