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지난 20일 산은은 HDC현산의 아시아나 최종 인수의지 확인을 위해 이 회장과 정 회장의 면담을 제안했다. 금융권은 정 회장이 이 회장의 제안을 거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거래 당사자인 서재환 금호산업 대표와 권순호 HDC현산 대표가 만났음에도 성과가 없었다. 채권단에서는 예상했던 결과라는 반응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산업과 HDC현산 대표 간 만남은 서면으로 진행된 협상을 되풀이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결국 아시아나 M&A의 '키맨' 이 회장이 직접 나서게 됐다는 것이다.
채권단이 아시아나 M&A가 어떻게든 결론 날 거라고 보는 주요한 포인트는 이 회장 임기가 다음 달 10일 끝난다는 사실이다. 결자해지 자세로 이 회장이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이미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퇴진을 포함해 아시아나 M&A를 주도했다. 연임설도 있지만 불확실한 영역이다. 이 회장이 이를 염두에 두고 빅딜을 챙긴다는 건 억측에 가깝다.
이 회장 스스로 임기 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지난 6월17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는 "9월초 임기까지 미련없이 최선을 다하고 그 이후는 생각하지 않겠다"며 "임기 끝까지 최선을 다해 마무리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행보로 봤을 때 정몽규 회장이 인수를 결심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게 채권단 안팎의 견해다. 지금까지 그랬듯 HDC현산이 모호한 태도를 유지할 경우 이동걸 회장은 인수 의지가 없다고 간주, 아시아나 M&A가 '노딜'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 회장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정 회장과 만나는 것"이라며 "인수 의지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금호산업이 계약해지 등 다음 단계를 진행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