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소닉의 대반격…전세계 배터리 업체 "증설만이 살 길"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0.08.2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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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사진=로이터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3위로 밀려난 일본 파나소닉이 대반격에 나선다. 테슬라를 겨냥해 공격적인 배터리 증설을 예고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배터리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될 조짐이다.

20일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 등에 따르면 일본 파나소닉은 미국 네바다주에 위치한 전기차 배터리 공장 증설에 1억 달러(1188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신규 라인 가동시 해당 공장 배터리 생산능력은 10% 증가한 연 39GWh(기가와트시)가 될 전망이다.



파나소닉이 미국 공장에 추가 투자를 단행한 것은 2017년 공장 가동 이후 처음이다. 이번 증설 외에도 파나소닉은 해당 공장에서 생산하는 배터리 용량을 5% 끌어올려 9월부터 생산에 들어간다.

파나소닉의 이런 움직임은 테슬라 '모델3' 등을 포함한 전기차 증산에 대비한다는 포석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전기차 37만대를 판매했고, 올해는 50만대, 내년은 100만대를 생산한다는 목표다.



파나소닉은 테슬라의 '배터리 원년 파트너'다. 사실상 파나소닉이 배터리를 독점 공급했지만 이후 테슬라가 공급망 다각화 차원에서 LG화학이나 CATL 등과 거래하며 상대적으로 파나소닉 점유율은 낮아졌다.

시장분석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누적 기준 글로벌 판매 전기차 탑재 배터리 점유율 시장에서 파나소닉은 점유율 20.4%(8.7GWh)로 LG화학(24.6%), 중국 CATL(23.5%)에 이은 3위다. 올해 2월만 해도 파나소닉 점유율은 34.1%로 1위였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보수적인 일본 기업 분위기로 볼 떄 파나소닉의 투자 속도가 테슬라의 증산 속도를 맞추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파나소닉의 더딘 투자가 두 회사의 파트너십을 흔든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파나소닉의 이번 투자로 2019년부터 흔들린 양사 관계는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


테슬라는 내달 22일 '배터리데이'를 앞두고 있는데 이날 일본 파나소닉과 중국 CATL이 속속 연구개발 및 투자 청사진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 같은 한국 배터리 기업들을 위협할 수 있는 내용이 나올 수 있다.

테슬라의 전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30%에 달해 압도적 1위인 만큼 테슬라가 어떤 배터리 업체를 택하느냐에 따라 배터리 업체들 순위도 달라질 수 있다. 현재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인 LG화학도 언제든지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그동안 배터리 제조원가의 높은 비용과 배터리 생산량을 숙제로 지적해왔다. 중국 CATL은 이를 겨냥한 듯 일찌감치 투자 및 연구개발(R&D) 계획을 발표했다.

쩡위친 CATL 회장은 최근 한 컨퍼런스에서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삭감으로 올해 유럽 전기차 시장 규모가 중국을 능가할 것"이라며 "더 적극적으로 유럽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CATL은 글로벌 진출 가속을 위해 3조원이 넘는 투자도 단행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CATL의 올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은 102GWh로 오는 2022년 205GWh로 2배 이상 늘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내 조인트벤처(JV) 물량을 합친 추정치다. 같은 기간 LG화학은 100GWh에서 30% 정도 증가한 136GWh 생산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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