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만 너무 달렸나? 경제회복은 'W'자 닮아간다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이상배 특파원 2020.08.21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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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중심지인 미국을 비롯해 각국의 코로나19 사태가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경제의 'W'자형 회복(두 차례 침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미국증시를 시작으로 20일 한국 등 여러 나라 증시는 줄줄이 하락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


1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하루 전 공개한 펀드매니저들 대상 조사에서, 37%는 "W자형 경제 회복"을 31%는 "U자형"(긴 침체)을 예측한 것으로 나타났다. "V자형 반등"을 예상한 사람은 17%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는 전체의 57%가 기업이 부채 줄이기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한 데에서도 드러났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9일 공개한 지난달 말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에도 비슷한 고민이 담겼다. 이는 이날 오르던 증시를 끌어내린 장본인이기도 하다.



의사록에 따르면 FOMC 위원들은 "현재 진행중인 공공보건 문제가 단기적으로 경제 활동, 고용, (2%로 높이려는)물가상승률에 심각한 부담을 준다"면서 "중기적으로는 경제전망에 상당한 리스크가 된다"고 걱정을 표했다.

이를 두고 밥 밀러 블랙록 미국채권본부장은 "연준의 메시지는 경기회복이 계속되려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모두 계속돼야 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코로나 여파를 줄이려면 지속적 부양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달러화 /사진=AFP미국달러화 /사진=AFP
각국은 올해 봄부터 경제활동을 재개하고 초저금리, 채권매입, 지원금 등 부양책을 썼다. 이렇게 풀린 돈은 상대적으로 투자가치가 큰 증시로 몰려 주가를 띄웠지만, 실물경기 회복세는 아직 불완전하다.


미국의 지난달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2% 증가했지만 기대에 못미치고 회복 속도가 줄었다. 실업률도 10.2%로 조금 좋아졌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다. 지난 2월 실업률은 3.5%였다.

18일 뉴욕 연준이 공개한 지역경제 조사 결과는 현장의 분위기가 좋지 않음을 보여준다. 여기서 뉴욕에 있는 기업 3분의 1가량은 현재 수입 수준이 계속된다면 정부 지원이 없는 경우 파산할 것이라고 답했다.



세계적으로도 기업의 경제회복 낙관론은 크지 않다. 지난 4일 경제조사업체 컨퍼런스보드가 미국·유럽·중국·일본·중동지역 CEO(최고경영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V자형 경제회복'을 예상한 비율은 11%였고, W자형(16%)과 L자형(침체 장기화, 32%)은 합쳐서 절반가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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