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기아자동차 사옥/ 사진= 뉴스1
대법원, 원심 확정판결 … "신의칙 엄격하게 적용해야"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20일 기아차 노동자 3531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기아차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기아차는 노동자들의 임금 청구가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신의칙이란 통상임금 분쟁에서 노동자가 요구하는 지급액이 과해 회사 경영상 어려움이나 기업 존속에 위기를 초래할 경우 지급 의무를 제한할 수 있는 요건이다.
2심 판결에 따라 기아차는 노동자들에게 총 4223억원 상당 임금을 지급해야 했지만 이후 노사가 통상임금 지급에 합의하며 노동자 대부분이 소를 취하했다. 결국 상고심은 소송을 계속하기로 한 3531명에 대해서만 진행됐다.
대법원도 기아차 노동자들의 청구가 신의칙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성과 통상임금 신의칙 항변의 인용 여부를 신중하고 엄격하게 판단해야 함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원심이 확정됨에 따라 기아차는 원심에서 인정된 4223억원을 소송 참여자 비율에 맞게 계산한 약 500억원 정도를 노동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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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판결, '통상임금' 소송 전반에 영향 줄 듯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해달라며 기아자동차를 상대로 소송을 낸 근로자들이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1부는 기아차 근로자들이 기아자동차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전국금속노조 기아지동차지부 노조원들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을 마친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2020.8.20/뉴스1
특히 이번 판결은 현대중공업 통상임금 소송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 소송에서도 신의칙 위반 여부가 판단의 주요 쟁점이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이 소송에서 패할 경우 노동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은 약 63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이 소송은 1심과 2심의 판단이 각각 다를 만큼 신의칙 여부가 판결을 가르는 핵심 요소였다. 1심은 신의칙 위반을 인정하지 않고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지만 2심은 임금 청구로 경영상 어려움이 초래될 수 있다며 추가임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돼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대법원이 신의칙 위반 여부를 신중하고 엄격하게 판단한 만큼 신의칙 위반이 쉽게 인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