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상위株 10곳 중 2곳은 영업익 30~40% 줄었다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구유나 기자 2020.08.20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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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증시의 가장 큰 변화는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인한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의 부각이었다.



올 상반기 시총 상위주를 차지한 기업들은 급격한 주가 상승만큼이나 실적으로도 성장성을 보여줬다. 아직 영업이익 절대 규모는 '상위'라고 보기 어렵지만,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증가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시총 상위株 10곳 중 2곳은 영업익 30~40% 줄었다


코스피, 시총 상위 10곳 중 8곳 영업익 늘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시장 시총 상위 10곳 중 8곳의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됐다. 전체 코스피시장 12월 결산 상장법인 592곳의 연결 영업이익은 42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18%가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시총 1위인 삼성전자 (82,400원 ▲1,600 +1.98%) 영업이익이 14%, 2위인 SK하이닉스 (183,000원 ▲4,800 +2.69%)가 37% 증가했다. 바이오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 (831,000원 ▼2,000 -0.24%)는 흑자전환했고 셀트리온 (191,200원 ▲7,400 +4.03%)은 88%가 늘었다. 플랫폼 기업인 NAVER (187,400원 ▲300 +0.16%)는 35%, 카카오 (53,700원 ▼700 -1.29%)는 173%가 불어났다.

2차전지 기업인 LG화학 (439,000원 ▼1,000 -0.23%)은 52% 증가한 반면 삼성SDI (471,000원 ▼6,500 -1.36%)는 43%가 감소했다. 현대차 (233,000원 ▼4,000 -1.69%)도 30%가 감소했다. LG생활건강 (380,000원 ▼6,500 -1.68%)은 2% 증가했다. 삼성SDI, 현대차 두 곳을 제외하고 모두 실적이 늘어난 것이다.

올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 금액 1위(은행 및 지주사 제외)는 삼성전자(14조5936억원), SK하이닉스(2조7470억원)로 시총 순위와 같다. 3위부터는 LG전자 (95,100원 ▼1,700 -1.76%)(1조5858억원), 4위는 현대자동차(1조4541억원), 5위는 포스코(8730억원), 6위는 한국가스공사 (26,850원 ▼400 -1.47%)(8623억원)로 사뭇 다르다. 7위는 한국전력 (22,000원 ▼100 -0.45%)(8204억원), 8위는 LG화학(7775억원), 9위는 KT (37,700원 ▼250 -0.66%)(7249억원), 10위는 KT&G (93,500원 ▼200 -0.21%)(7098억원)였다.


시총 3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영업이익 규모는 60위권, 카카오의 경우 40위권, 삼성SDI는 50위권으로 떨어진다. 지금 당장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앞으로 벌 수 있는 회사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 돼 있는 것이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37%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연말부터 현재까지 20%가 떨어졌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BBIG에 자금이 집중된 것은 저성장·저금리가 만들어낸 현상"이라며 "전반적인 경제 상황과 기업들이 이익이 침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가질 기업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고 평가했다.

시총 상위株 10곳 중 2곳은 영업익 30~40% 줄었다
코스닥, 실적·주가 다 잡은 제약바이오株에 눈길
코스닥 시장에서도 BBIG 기업들이 선전했다. 다만 코로나19 영향이 큰 경기민감주 등은 다소 부진했다.

올해 상반기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사 중 영업이익(연결기준)이 전년보다 증가한 기업은 절반이었다. 에이치엘비 (105,200원 ▼4,500 -4.10%)제넥신 (8,700원 ▼340 -3.76%)의 경우 신약 개발 사업 특성을 감안하면 전반적으로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씨젠 (24,050원 ▼550 -2.24%)은 영업이익 증가율과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진단키트 판매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897.20% 급증한 2087억3500만원을 기록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도 마진이 높은 트룩시마 미국 매출이 늘면서 영업이익이 665.97% 급증했다.

2차전지 관련주로 손꼽히는 에코프로비엠 (274,000원 ▼3,500 -1.26%)은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쳤으나, 2분기 전기차향 양극재 매출이 증가하며 실적이 개선됐다. 5G(5세대 이동통신) 관련주로 알려진 케이엠더블유 (16,980원 ▲130 +0.77%)는 코로나19로 인해 수주가 지연되면서 실적이 부진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CJ ENM (83,000원 ▲4,700 +6.00%)은 상반기 실적과 주가가 다소 부진했다. 언택트(비대면) 수요 증가로 커머스 실적은 양호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TV 광고 매출이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한편 올해 상반기 코스닥 기업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곳은 △다우데이타 (12,440원 ▼300 -2.35%)(3683억원) △씨젠(2087억원) △하림지주 (6,710원 ▼20 -0.30%)(1825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1426억원) △CJ ENM(1131억원) △SK머티리얼즈 (402,900원 ▼10,100 -2.45%)(1097억원) △펄어비스 (30,000원 ▼350 -1.15%)(968억원) △에스에프에이 (25,400원 ▼150 -0.59%)(919억원)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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