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 공포에…"증시 10% 하락 가능성"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구유나 기자 2020.08.1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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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스마트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스1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스마트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스1


코로나19 재확산 공포에 국내 증시가 떨었다. 2400선을 회복했던 코스피는 2% 이상 떨어지며 2340선으로 밀렸다. 코스닥도 장중 800선이 무너졌다.

특히 정부가 코로나19 방역 강화에 대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급락했다. 그만큼 시장 심리가 위축됐다는 의미다. 당분간 지수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코스피 2%, 코스닥 4% 동반 하락
이날 코스피 지수는 59.25p(2.46%) 내린 2348.24로 마감했다. 장 초반 잠시 상승했다가 하락 전환했고 장 마감 시간이 다가올수록 하락폭을 키웠다.

2400선은 물론 2350선까지 무너졌다. 연휴 전날인 14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으로 3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개인의 차익 실현 매물이 대거 나왔다.



개인이 5266억원을 순매도했고 외국인과 기관이 각 722억원과 4784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이달 들어 가장 많은 순매수액을 기록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 카카오 (47,400원 ▼700 -1.46%)(4.28%)만 힘을 냈다. 삼성전자 (76,300원 ▼2,300 -2.93%), 삼성바이오로직스 (780,000원 ▼10,000 -1.27%), NAVER (182,700원 ▼1,000 -0.54%)는 강보합세였다. 반면 현대차 (250,000원 ▼2,500 -0.99%)(-5.39%), LG생활건강 (375,500원 ▼15,000 -3.84%)(-4.15%), 삼성SDI (413,500원 ▼8,500 -2.01%)(-2.48%) 등 그동안 많이 올랐던 종목이 떨어졌다. 경기 회복 기대감이 떨어지면서 경기 민감주가 약세를 보이는 모습이었다.

코스닥 지수는 34.81p(4.17%) 내린 800.22로 마감하며 800선을 간신히 방어했다.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오후 2시쯤부터 낙폭이 커졌다. 개인이 3130억원을 사들였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89억원, 1776억원을 팔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0.9원 내린 1183.7원으로 마감했다.


◇신규 확진자 200명대…코로나19 우려↑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스마트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스1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스마트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스1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급증 등 재확산 우려가 시장에 공포를 불러왔다. 전문가들은 당초 "증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시장을 주도해온 개인의 심리는 달랐다.

"2~3월 신천지 집단발생보다 더 큰 위기" 등 방역 당국의 메시지에 공포는 배가됐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대국민담화를 발표한다는 속보가 전해진 시점 이후 증시 낙폭이 커졌다는 것만 봐도 시장의 심리를 알 수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늘 환율과 해외지수 움직임이 많지 않았고 일부 코로나19 테마주가 급증했다"며 "(정세균 국무총리의) 대국민 담화 발표 소식 이후 그동안 상승폭이 컸던 종목군 위주로 매물이 나왔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함께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는 점도 지수 하락의 원인이 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더해 미·중 고위급 회담 무기한 연기, 추가 경기 부양책 합의 난항, 화웨이 추가 제재 등 불확실성 요인이 투자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전문가 “당분간 주가 하락 가능성”
18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18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은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전제하면서도 당분간 주가가 하락할 여지가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그동안 시장을 이끌어온 개인투자자의 열기가 코로나19로 인해 다소 식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금의 위기는 올 2월 신천지 사태와 비슷한 상황인데 당시의 학습효과가 차익 매물 공세로 나타난 것"이라며 "외국인의 시장 참여가 제한적이고 기관이 기계적인 수급 대응만 나타나다 보니 하방 지지력이 크지 않아 지수가 10% 정도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실적보다 유동성의 힘으로 2400까지 왔는데 그럼에도 지수를 유지하기가 버거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기 흐름과 국내 공매도 연장 여부 등이 단기적으로 시장 상황을 결정지을 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외국인과 기관이 어느 정도 장을 받쳐줄 수 있는지가 관건인데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이 계류 중이고 상·하원이 휴회 중이라 쉽지 않다"며 "공매도 금지와 관련해 긍정적 신호가 나온다면 다음 주 정도에는 반등을 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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