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을 위한 영장류 감염모델/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생명연 감염병연구센터에 따르면 A 항체치료제 후보 물질을 코로나19에 감염된 영장류에 투여한 뒤 24시간이 지난 뒤 활동성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또 B DNA(유전자) 백신 후보 물질 투여군의 경우 석 달 간 총 3차례에 걸쳐 영장류에 접종한 후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주입한 결과 48시간 이후부터 바이러스가 주요 감염경로인 상부기도에서 검출되지 않았으며, 대조군(접종하지 않은 감염 모델)에 비해 발열 증상도 나타나지 않았다. 류 센터장 “붉은털원숭이 6마리에게 3주 간격으로 총 3차례 백신 후보 물질을 접종했으며 마지막 접종이 이뤄진 3~4주 후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주입한 결과 발열이 현저히 줄어들었고, 바이러스 수 역시 급속하게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영장류 실험에서 효과를 보였다고 해서 곧바로 치료제·백신 시판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인체에는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독성과 부작용도 검증되지 않았다.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모두 거쳐 안전성이 확인된 뒤에야 최종 시판할 수 있다. 임상 1상은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약물의 체내 흡수·분포·대사·부작용 등에 대해 관찰하는 시험, 임상 2상은 환자를 대상으로 의약품의 효능·용량·용법·부작용 등에 대해 확인하는 시험을 말한다. 해당 분야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임상에서 효과를 보인 치료제·백신 후보 물질이 임상 총 3단계를 거쳐 최종 시판되기까지의 성공률은 50%에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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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센터장은 “해당 치료제·백신 후보 물질은 각각 임상에 진입했으며 이중 한 물질은 1상·2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생명연은 지난 6월 미국, 중국, 네덜란드에 이어 세계 4번째로 영장류를 이용한 코로나19 실험동물 모델을 개발했다. 이후 매달 2~3종의 국내 개발 코로나19 치료제·백신 후보 물질의 효능을 시험해 왔다.
류 센터장은 “국내 전문가들로 구성된 선정평가위원회를 통해 엄격하게 치료제·백신 후보 물질을 선정해 실험하는 만큼 성공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며 “내년 1월까지 국내 치료제·백신 후보 물질에 대한 영장류 실험을 계속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생명연은 지난달 햄스터 모델동물 실험 플랫폼 구축을 완료하고 수요조사를 통해 산·학·연 지원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햄스터 동물 모델도 코로나19에 걸릴 경우 폐질환이 발생하는 등 그 증후가 인간과 비슷하다. 코로나19 감염 수용체 단백질(ACE2)을 가지고 있으며, 아미노산 서열 28개 중 24개가 인간과 같아 전임상 실험에 최적화된 모델이란 설명이다.
영장류 감염 모델 개발에 드는 비용은 한 마리당 2500만 원에 달하고 이를 관리·운영하는 생물안전 3등급시설의 한해 운영비는 10억 원에 달한다. 이 같은 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국내 제약사에겐 이런 지원이 큰 힘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장성 생명연 원장은 “정부 차원에서 자국 기업에 영장류 실험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코로나 사태 극복과 조기 종식을 위해 국내 기업에 영장류와 햄스터 감염 모델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