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이 현실로"...로봇이 음식을 배달한다

머니투데이 이진욱 기자 2020.08.1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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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광교 앨리웨이'서 실외 로봇배달 시범서비스

사진=우아한형제들사진=우아한형제들


배달로봇이 식당과 아파트를 오가며 음식을 배달하는 상상이 현실이 됐다.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수원 광교의 주상복합 아파트 '광교 앨리웨이'에서 실외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드라이브'를 통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18일 밝혔다.

광교 앨리웨이에 도입된 실외 배달로봇 서비스는 거주자와 방문객 누구나 이용가능하다. 이 아파트와 오피스텔 1100세대 주민들은 집안에서 배민 앱을 열고 QR코드를 찍으면 단지 내 식당과 카페의 메뉴를 골라 주문할 수 있다. 단지 내 광장에서 야외 테이블에 부착된 QR코드로도 주문가능하다.



주문이 접수되면 총 5대의 로봇 '딜리드라이브'가 배달 업무를 시작한다. 딜리드라이브는 단지 내에 마련된 스테이션(대기소)에 있다가 식당으로 이동한다. 식당 점원이 딜리드라이브에 음식을 넣고 출발 버튼을 누르면 고객 위치로 배달을 간다. 고객은 배민 앱을 통해 딜리드라이브의 현재 위치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딜리드라이브는 도착하기 100미터 전과 도착 후 주문자에게 알림톡을 전달한다. 주문자는 아파트 각 동 1층이나 광장 내 야외 테이블의 지정 위치에서 음식을 받을 수 있다.

광교 앨리웨이에 도입된 딜리드라이브는 지난해 건국대에서 테스트한 모델에서 한 단계 진화해 원격관제 기능이 새로 탑재됐다. 6개의 바퀴로 사람이 걷는 속도와 비슷한 시속 4~5㎞로 주행한다. 한 번 충전하면 8시간 이상 운용할 수 있으며 라이트가 장착돼 야간 주행도 가능하다. 한 번에 도시락 6개 또는 음료 12잔 정도의 음식을 배달할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딜리드라이브의 안전한 주행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했다. 단지 내 사람들의 이동경로 및 노면 상태를 일일이 확인해 사람이 많거나 아이들이 자주 다니는 곳에서는 저속으로 운행하도록 설계했다. 차량이 다니는 횡단보도에서는 우선 멈추고 단지 내 마련된 영상관제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로봇을 제어해 안전성을 높였다. 서비스를 시작한 8월 한 달은 주중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만 운영한다. 운영시간은 점차 늘려 나갈 계획이다.

딜리드라이브를 통한 실외 로봇배달 서비스는 음식점이나 카페 업주들에게는 새로운 수익원이 될 전망이다. 이전까지 초근접 근거리 배달은 배달비가 부담이 돼 주문을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로봇은 근거리 배달을 기존 배달비의 절반 수준에서 수행할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실외 배달로봇의 기술 수준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현재 딜리드라이브는 식당에서 아파트 1층까지 자율주행이 가능하지만, 내년 상반기에는 각 세대 현관 앞까지 배달하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요섭 우아한형제들 로봇사업실장은 "실외 로봇배달 서비스는 노면, 장애물, 날씨, 돌발상황 등 로봇의 정상 주행을 방해하는 요인이 실내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아 정밀한 기술과 서비스 노하우가 결집돼야 상용화할 수 있다"며 "우아한형제들은 로봇배달 서비스를 지속 개발해 선진화된 배달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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