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2' /사진=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2’를 시작으로 다양한 경쟁 제품들이 시장에 출시되며 본격적인 ‘폼 팩터’ 전쟁이 시작될 전망이다. 삼성의 독주를 두고 보진 않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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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는 듀얼스크린폰 '서피스 듀오'로 스마트폰 시장에 재도전한다. 다음달 10일(현지시간) 미국 시장에 출시키로 하고 12일부터 예약판매에 돌입했다. 가격은 128GB 기준 1399.99달러(약 166만원)이다. 힌지를 사이로 두개의 화면을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듀얼 스크린'이 적용됐다. 2개의 얇은 5.6인치 디스플레이가 힌지(경첩)로 이어진 구조다. 펼쳤을 때는 8.3인치 디스플레이를 활용할 수 있다. 제품을 접고 펴는 건 폴더블폰과 같지만 화면과 화면 사이에 힌지가 있다는 점이 다르다. 애플도 서피스 듀오와 비슷한 방식의 듀얼스크린 아이폰에 대한 특허를 취득, 프로토타입 개발을 준비 중이다
모토로라도 다음달 9일 2세대 폴더블 스마트폰 '모토 레이저 5G(가칭)'을 발표한다. 이 제품은 지난 2월 출시한 '레이저’의 후속작. 클램셸 형태로 화면 사이즈를 6.8인치로 키워 ‘갤럭시Z 플립’과 경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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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역시 내달 중 세번째 폴더블폰 ‘메이트V’를 출시하며 자존심 회복을 벼른다. 이 제품은 갤럭시Z플립과 같은 '클램셸'(위아래로 접히는) 모델이다. 화웨이는 또 내년 초 메이트X2를 출시할 예정이다. 전작인 ‘메이트X’와 ‘메이트Xs’ 처럼 밖으로 접는 아웃폴딩 방식이 아닌 ‘갤럭시 폴드’와 같은 안으로 접는 인폴딩을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 듀얼스크린폰 '서피스 듀오' /사진=MS
박효주 기자, 조성훈 기자
삼성은 왜 자꾸 접을까…"변해야 산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2' /사진=삼성전자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지난 5일 열린 온라인 '갤럭시 언팩'에서 강조한 말이다. 기존과 전혀 다른 폼팩터(형태)와 사용성으로 이용자에게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겠다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접는폰)에 대대적으로 뛰어드는 이유기도 하다.
지난해 9월 첫 번째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가로로 접는 폰)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 초에는 '갤럭시Z 플립'(세로로 접는 폰)을 내놨다. 오는 9월에는 세 번째 제품 '갤럭시Z 폴더2'를 내놓는다.
경쟁사와 비교해 공격적인 행보다. 소비자 관심을 끄는 데도 성공했다. 전작인 '갤럭시 폴드'는 240만 원에 달하는 고가임에도 출시 첫해 40만대 가량 판매됐다. 60여 개국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때마다 '완판' 행진을 이으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두 번째로 출시된 '갤럭시Z 플립'도 전 세계 40여개국에 출시됐으며, 출하량은 150만대 정도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전체 출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하다. 소수 마니아의 전유물에 불과하다. 제품 개발비와 생산 투자·공급 안정화 등 막대한 투자비를 고려하면 '무모한 도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차라리 보급형 스마트폰에 주력하는 게 불황타개책이 될 수도 있다.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삼성전자는 왜 자꾸 스마트폰을 접을까.
◇"변해야 산다"…삼성이 접는 이유
삼성전자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2' /사진=삼성전자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폰 평균 교체 주기는 평균 45개월로 4년에 가깝다. 시장 초기 평균이었던 28개월에서 많이 증가한 수치다. 스마트폰 성능 상향 평준화로 한번 사면 고장 날 때까지 잘 바꾸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제조사들이 시장 불황 타개책으로 내놓은 게 '5G(5세대 이동통신)와 '폼팩터' 변화다. 하지만 5G는 수요진작에 큰 힘이 되지 못했다. 4G LTE(롱텀에볼루션)를 사용해도 큰 불편함이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제조사는 자연스레 폼팩터 혁신으로 눈을 돌리 수 밖에 없게 됐다. 기존 제품 형태에서 벗어난 외관과 형태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가령 넷플릭스·유튜브 등 영상 콘텐츠와 게임 소비가 크고 늘고 있는데, 화면 크기만 늘리면 휴대성이 떨어지게 된다. 화면을 접고 펴는 폴더블폰이라면 이를 동시 만족할 수 있다. 또 펴고 접는 재미를 이용한 새로운 서비스도 나올 수 있다. 기능적인 측면뿐 아니라 '갖고 싶다'는 소비심리까지 유발한다. 올 초 출시한 갤럭시Z 플립이 대표적이다. 마치 여성용 콤팩트파운데이션 같은 디자인으로 여성 이용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갤럭시노트' 성공 경험…걷지 않은 길 간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갤럭시Z 플립 5G'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매년 한 단계 진화한 갤럭시노트를 선보였고, 현재는 '갤럭시S' 시리즈와 함께 삼성 스마트폰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또 노트 시리즈만 고집하는 마니아까지 만들어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과거에는 갤럭시노트가 일종의 틈새시장을 노렸던 제품이었지만, 지금은 갤럭시S 시리즈와 맞먹는 핵심 제품"이라고 귀띔했다.
역발상 전략이었다. 이용자 기호에 맞춰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아닌 이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적극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 것이다. 이는 노 사장이 "사용자 경험을 혁신하겠다"고 말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시장을 따라가기 보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각오다. 삼성전자가 올 초 폴더블폰 브랜드 '갤럭시Z'를 내세운 것도 갤럭시노트에 이은 또 다른 삼성전자 독자 브랜드로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2' /사진=삼성전자
공급 안정화도 이뤄져야 한다. 폴더블폰은 제조 공정이 복잡하고 어렵다. 아직 대량 생산이 녹록치 않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카테고리를 확장해나가는 것은 당장 눈앞의 수익이 아닌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라며 "특히 올해 출시하는 갤럭시Z 폴드2는 진화한 2세대 모델이자 높은 완성도로 폴더블폰 대중화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젖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100만대였던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이 5년 뒤인 2025년에는 약 1억 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박효주 기자
특허로 본 휴대폰의 미래…'펴고' '말고' '당긴다'
삼성전자가 취득한 두번접히는 폴더블폰 특허를 기반으로 제작된 제품 모습 /사진=렛츠고디지털
현재 스마트폰 시장은 화면이 접히는 폴더블폰이 차기 폼팩터(형태)로 주목받고 있지만, 가까운 미래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완전히 새로운 제품이 나올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글로벌 제조사가 취득한 흥미로운 특허로 앞으로 나올 제품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봤다.
◇평소엔 스마트폰, 당기면 태블릿
삼성전자 스트레처블 스마트폰 특허 /사진=페이턴틀리 모바일
그 중에서도 화면이 늘어나는 스트레처블(Stretchable) 제품이 눈길이 끈다. 특허에 따르면 평소에는 기존 스마트폰과 비슷한 크기지만, 화면을 잡아당기면 태블릿처럼 커진다. 화면이 크기는 두 배에서 최대 세배까지 커진다. 커진 화면은 세 개의 힌지(경첩)가 지탱하게 된다.
화면을 늘리는 것 외에 슬라이딩 방식으로 화면을 길게 만드는 특허도 취득했다. 이는 화면 두 개가 겹쳐있는 구조다. 앞쪽 화면을 위로 당기면 아래쪽 화면이 나타나 하나의 긴 화면이 되는 형태다.
이 외에도 화면을 두번 접는 Z자 모양의 제품 특허도 있다. 현재 출시한 폴더블 제품의 확장판으로 펼쳤을 때 화면이 10인치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접고싶은 만큼만 접는다
애플이 취득한 접었을 때 화면이 살짝 보이는 스마트폰 특허 /사진=페이턴틀리 애플
가장 최근 출원한 특허 속 제품은 폴더블폰이다. 다만 화면을 절반으로 접지 않고 비대칭으로 접는 점이 다르다.
비대칭으로 접히기 때문에 접었을 때 노출되는 화면이 있는데, 여기서는 알림이 표시된다. 화면을 펼치지 않고도 알림을 확인할 수 있는 용도인 셈이다.
여기에 유연한 힌지를 채택해, 비대칭 형태뿐 아니라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폴더블 제품처럼 반으로 접기도 가능하다. 접는 부분을 사용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애플이 취득한 디스플레이로 둘러쌓인 스마트폰 특허 /사진=페이턴틀리 애플
◇'말고 접는' 하이브리드 폴더블폰 나올까
LG전자가 2018년 11월 취득한 폴더블폰 특허. (왼쪽위부터 반시계 방향으로)듀얼 모드, 확장모드, 피벗모드. /사진=키프리스
화면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만큼 제공하는 기능도 다양하다. 특허속 제품은 화면을 펼친 상태에서 두개 화면을 각각 사용할 수 있다. LG전자 액세서리인 듀얼 스크린과 같은 방식이다.
이 상태에서 한쪽 화면을 잡아 당기면 숨겨진 화면이 나타나면서 화면 크기가 더 커진다. 이때는 두개 화면을 따로 사용하는 것이 아닌 태블릿처럼 하나의 큰 화면을 사용하게 된다.
제품은 노트북(랩톱)에서 화면 각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프리스톱' 기능도 제공한다. 따라서 기기를 특정 각도로 살짝 접어 노트북처럼 활용도 가능하다. 화면 위쪽은 앱을 실행하고 아래쪽은 가상 키보드를 표시하는 식이다.
박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