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스탠다드, "한국 No.1 갓성비 브랜드로"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0.08.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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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이건오 무신사 스탠다드 총괄·위클리웨어 대표…무신사 대표 PB브랜드

이건오 무신사 스탠다드 총괄/위클리웨어 대표이건오 무신사 스탠다드 총괄/위클리웨어 대표


'NO 재팬' 운동 1주년의 반환점을 돈 2020년 8월. 유니클로에서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 풍운아처럼 출현한 대한민국 토종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는 대한민국 패션계를 긴장시키며 초고속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건오 위클리웨어 대표·무신사 스탠다드 총괄(36·사진)은 "무신사스탠다드는 말 그대로 무신사의 기준, 무신사의 안목이라는 뜻"이라며 "브랜딩 초기 조만호 무신사 대표가 브랜드를 작명하면서 무신사의 패션에 대한 안목을 브랜드에 녹여낸다는 뜻을 담았다"고 말한다.



2017년 론칭한 무신사 스탠다드는 세 돌을 겨우 지난 브랜드지만 외형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2018년 170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630억원으로 3.7배 껑충 뛰었고 올 상반기에도 매출이 200% 급증했다. 올해는 예상 매출 10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이건오 무신사 스탠다드 총괄/위클리웨어 대표이건오 무신사 스탠다드 총괄/위클리웨어 대표
◇日 유니클로 대항마로 급부상한 '무신사의 기준(MUSINSA STANDARD)'=대한민국 1위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태동한 곳, 서울 압구정동 로빈명품관 지하 무신사 본사에서 만난 이건오 대표는 블랙&화이트 패션에 작은 링 귀걸이를 한, 전형적인 패피(패션 피플)였다. 패션 디자이너 출신 이 대표는 2017년 무신사가 자체브랜드 사업을 위해 위클리웨어를 설립할 때부터 무신사 스탠다드를 총괄했다.



톡톡 튀면서 개성있는 패션 의류가 넘쳐나는 곳이 무신사지만, 아이러니하게도 PB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는 그야말로 기본에 충실한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다. 무신사 스탠다드가 글로벌 패스트패션의 대명사인 유니클로의 대항마로 거론되는 이유다.

"무신사 스탠다드를 처음 기획할 때 무신사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개성 있는 브랜드와 겹치지 않고 함께 코디할 수 있는 기본 아이템 중심의 브랜드를 만드는 데 주력했습니다. 무신사 플랫폼 입점 브랜드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동시에 차별화도 필요했기 때문에 기본에 충실한 브랜드가 탄생한 거죠. "

무신사 스탠다드의 '퍼펙트 슬랙스'무신사 스탠다드의 '퍼펙트 슬랙스'
이 대표는 "무신사를 이용하는 많은 고객들이 개성 있는 다양한 브랜드 옷과 조합할 수 있는 기본 아이템을 찾는다는 점에 착안했다"며 "또 장기적으로 패션은 트렌드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기본 디자인을 해야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14가지 핏의 퍼펙트 슬랙스 '갓성비'…"그냥 싼 옷이 아니다"=기본 중의 기본 디자인의 티셔츠, 슬랙스(바지), 점퍼와 패딩이라는 베이직 아이템으로 무장한 무신사 스탠다드는 의도하진 않았지만 일본 브랜드 유니클로와 자주 비교된다. 온라인에서는 유니클로와 무신사 스탠다드의 같은 품목을 비교하는 후기를 흔히 발견할 수 있다.

이건오 대표는 "직접 쇼핑해보고, 입어보면 유니클로와 다르다"며 "무신사 스탠다드는 한국인의 체형에 최적화된 디자인으로 제작된 것이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무신사의 블록버스터 제품이 된 '퍼펙트 슬랙스'가 대표적이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한국인의 체형을 다각도로 분석해 무려 14가지 핏으로 된 퍼펙트 슬랙스를 선보였다. 처음에 두 가지 핏으로 출발한 퍼펙트 슬랙스는 바지의 폭만 해도 와이드, 세미 와이드, 리얼 와이드 등 다양하게 제공해 소비자들이 딱 맞는 핏을 고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가격은 2~3만원대로 가성비를 넘어 '갓성비'를 자랑한다.

이건오 무신사 스탠다드 총괄/위클리웨어 대표 이건오 무신사 스탠다드 총괄/위클리웨어 대표
그는 "제가 남성복 디자이너 출신이기 때문에 기존 캐주얼보다는 완벽한 핏을 갖추면서도 편안한 옷을 구현하기 위해 제작 전 과정에 개입하고 있다"며 "품질은 더 높게, 핏은 편안하게, 원단은 기존 단점을 보완한 최상급 원단을 쓰면서 가성비를 느낄 수 있는 가격대를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긴 다리, 짧은 다리, 슬림족, 통통족까지 모두 입을 수 있는 14가지 핏 퍼펙트 슬랙스는 2018년 출시 이래 110만장이 팔려나가며 무신사 스탠다드의 '메가 히트' 제품이 됐다.

◇진격의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진출도 '예열'=최근 신세계백화점은 무신사 측에 캐주얼관 유니클로 자리에 무신사 스탠다드의 입점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건오 대표는 오프라인 진출에 대해 아직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무신사 스탠다드의 가격 경쟁력이 유통 구조를 단순화한 온라인 유통에서 나오고 있어서다. 가두점이 없어 관리 비용이 크게 절감되고 절감된 부분은 가격 경쟁력으로 그대로 연결돼서다.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무신사 스탠다드의 옷을 직접 만져보고, 입어본 뒤 구매하게 해주고 싶은 바람도 있습니다. 때문에 오프라인 진출 시점은 계속 고민하고 있으며 긍정적인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

무신사 스탠다드의 MU-T 컬렉션 무신사 스탠다드의 MU-T 컬렉션
무신사 스탠다드는 온라인 판매가 가질 수 있는 단순한 유통구조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가운데 글로벌 패스트패션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 중이다. 원단 소싱에서부터 품질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아직도 무신사 스탠다드를 모르는 고객이 많습니다. 온라인에서 메가 히트 제품을 계속 선보이면서 한국에서 패션의 기본 아이템을 찾을 때 가장 먼저 찾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무신사 스탠다드를 처음 론칭했을 때의 기본적인 철학, 좋은 옷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는 초심을 유지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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