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낑낑' 울면서 땅 파고, 60㎞ 급류도 버텼다…새끼 때문에

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2020.08.1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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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시 능서면 소재 동물보호센터로 옮겨진 어미개와 강아지들. /사진=뉴스1여주시 능서면 소재 동물보호센터로 옮겨진 어미개와 강아지들. /사진=뉴스1


자식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어미 동물의 사연이 알려지며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아동학대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는 가운데 "동물이 사람보다 낫다"는 씁쓸한 반응도 나온다.



13일 경기 이천시에 따르면, 지난 11일 주민들이 수해 복구 작업을 하던 중 창고 붕괴 현장에서 슬프게 울며 땅을 파는 어미 개를 발견했다.

어미 개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긴 주민은 땅 아래에서 '낑낑'하는 소리를 듣게 됐다. 새끼 개가 묻혔을 것이라고 직감한 주민들은 구조에 나섰고 흙더미와 건물 잔해 속에 갇혀 있던 강아지 2마리를 발견했다.



하지만 어미 개는 또다시 묶여있던 목줄을 끊고 땅속을 향해 계속해서 짖어댔고, 주민들은 강아지 2마리를 추가로 구조했다. 구조된 강아지들은 능서면의 한 동물보호센터로 옮겨져 보호를 받고 있으며 모두 건강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물폭탄'을 피해 지붕으로 올라갔던 전남 구례군 양정마을의 어미소가 구조된 다음날인 11일 새벽 건강한 쌍둥이 송아지 2마리를 출산했다.(구례군 제공)/사진=뉴스1'물폭탄'을 피해 지붕으로 올라갔던 전남 구례군 양정마을의 어미소가 구조된 다음날인 11일 새벽 건강한 쌍둥이 송아지 2마리를 출산했다.(구례군 제공)/사진=뉴스1
한 어미소가 침수된 마을의 한 주택 지붕 위에서 구조된 후 쌍둥이 송아지를 출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남 구례군에 따르면 이 어미소는 지난 8일 섬진강 범람으로 양정마을이 잠기자 마을 주택 지붕으로 올라갔다. 이후 3일만인 10일 오전 구조작전에 나선 119구조대에 의해 땅으로 내려왔다.

이후 어미소는 11일 송아지 2마리를 낳았다. 이 소는 지친 와중에도 출산 직후 축사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송아지에게 다가가 핥아 주는 등 모성애를 드러냈다.


새끼를 밴 상태에서 사흘 동안 무려 60㎞가량 급류에 휩쓸리고도 생명을 지킨 암소도 있었다.

지난 11일 경남 남해군 고현면의 무인도인 난초섬에서 암소가 한 마리 발견됐다. 지난 8일 쏟아진 폭우로 불어난 섬진강물에 휩쓸린 암소는 끝까지 포지하지 않고 난초섬까지 헤엄쳐 오게 된 것으로 드러났다. 무게 450㎏의 암소는 당시 임신 4개월째였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11일 제주시 구좌읍 연안에서 남방큰돌고래 생태를 관찰하던 중 어미 돌고래가 죽은 새끼를 등에 업고 다니는 안타까운 모습을 포착했다고 26일 밝혔다.(수산과학원 제공)/사진=뉴시스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11일 제주시 구좌읍 연안에서 남방큰돌고래 생태를 관찰하던 중 어미 돌고래가 죽은 새끼를 등에 업고 다니는 안타까운 모습을 포착했다고 26일 밝혔다.(수산과학원 제공)/사진=뉴시스
앞서 지난 6월 제주도 인근 해역에서 죽은 새끼를 등에 업고 다니는 어미 돌고래의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어미 돌고래는 자신의 몸에서 새끼의 사체가 떨어지면 다시 그 자리로 돌아와 새끼를 주둥이 위에 얹거나 등에 업으며 새끼를 향한 애착을 보여줬다. 새끼 돌고래의 사체는 꼬리지느러미와 꼬리자루를 제외하고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패한 상태였다.

눈물겨운 동물들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동물이 사람보다 훨씬 낫다"며 부끄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잔혹한 아동학대 사건을 연이어 접하면서 이 같은 반응이 터져 나온 것이다.

지난달 22일에는 서울 강동구 주택가에서 친모가 10살 아들의 머리채를 잡아끌고 흉기로 위협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6월에는 9살 딸의 손을 프라이팬으로 지진 계부, 9살 아들을 여행 가방에 가둔 뒤 숨지게 만든 계모 등 끔직한 아동학대 사건이 알려지며 국민적 공분을 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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