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2' /사진=삼성전자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지난 5일 열린 온라인 '갤럭시 언팩'에서 강조한 말이다. 기존과 전혀 다른 폼팩터(형태)와 사용성으로 이용자에게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겠다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접는폰)에 대대적으로 뛰어드는 이유기도 하다.
경쟁사와 비교해 공격적인 행보다. 소비자 관심을 끄는 데도 성공했다. 전작인 '갤럭시 폴드'는 240만 원에 달하는 고가임에도 출시 첫해 40만대 가량 판매됐다. 60여 개국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때마다 '완판' 행진을 이으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두 번째로 출시된 '갤럭시Z 플립'도 전 세계 40여개국에 출시됐으며, 출하량은 150만대 정도로 추정된다.
"변해야 산다"…삼성이 접는 이유
삼성전자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2' /사진=삼성전자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폰 평균 교체 주기는 평균 45개월로 4년에 가깝다. 시장 초기 평균이었던 28개월에서 많이 증가한 수치다. 스마트폰 성능 상향 평준화로 한번 사면 고장 날 때까지 잘 바꾸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제조사들이 시장 불황 타개책으로 내놓은 게 '5G(5세대 이동통신)와 '폼팩터' 변화다. 하지만 5G는 수요진작에 큰 힘이 되지 못했다. 4G LTE(롱텀에볼루션)를 사용해도 큰 불편함이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제조사는 자연스레 폼팩터 혁신으로 눈을 돌리 수 밖에 없게 됐다. 기존 제품 형태에서 벗어난 외관과 형태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가령 넷플릭스·유튜브 등 영상 콘텐츠와 게임 소비가 크고 늘고 있는데, 화면 크기만 늘리면 휴대성이 떨어지게 된다. 화면을 접고 펴는 폴더블폰이라면 이를 동시 만족할 수 있다. 또 펴고 접는 재미를 이용한 새로운 서비스도 나올 수 있다. 기능적인 측면뿐 아니라 '갖고 싶다'는 소비심리까지 유발한다. 올 초 출시한 갤럭시Z 플립이 대표적이다. 마치 여성용 콤팩트파운데이션 같은 디자인으로 여성 이용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갤럭시노트' 성공 경험…걷지 않은 길 간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갤럭시Z 플립 5G'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매년 한 단계 진화한 갤럭시노트를 선보였고, 현재는 '갤럭시S' 시리즈와 함께 삼성 스마트폰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또 노트 시리즈만 고집하는 마니아까지 만들어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과거에는 갤럭시노트가 일종의 틈새시장을 노렸던 제품이었지만, 지금은 갤럭시S 시리즈와 맞먹는 핵심 제품"이라고 귀띔했다.
역발상 전략이었다. 이용자 기호에 맞춰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아닌 이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적극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 것이다. 이는 노 사장이 "사용자 경험을 혁신하겠다"고 말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시장을 따라가기 보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각오다. 삼성전자가 올 초 폴더블폰 브랜드 '갤럭시Z'를 내세운 것도 갤럭시노트에 이은 또 다른 삼성전자 독자 브랜드로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2' /사진=삼성전자
공급 안정화도 이뤄져야 한다. 폴더블폰은 제조 공정이 복잡하고 어렵다. 아직 대량 생산이 녹록치 않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카테고리를 확장해나가는 것은 당장 눈앞의 수익이 아닌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라며 "특히 올해 출시하는 갤럭시Z 폴드2는 진화한 2세대 모델이자 높은 완성도로 폴더블폰 대중화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젖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100만대였던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이 5년 뒤인 2025년에는 약 1억 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