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색 고무장갑, 목엔 수건…김정숙 여사 '몰래 봉사' B컷들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20.08.1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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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靑 "문의 많아 알려드린다" 봉사 사진 공개

[서울=뉴시스]김정숙 여사가 12일 강원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마을에서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0.08.12.   photo@newsis.com[서울=뉴시스]김정숙 여사가 12일 강원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마을에서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0.08.12. [email protected]


문재인 대통령이 KTX로 약 800km를 달려 영·호남, 충청의 수해피해 지역을 방문한 12일. 영부인 김정숙 여사도 조용히 집중호우 피해 지역으로 향했다. 수해복구 지원을 위해서다. 기자단은 물론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김 여사는 최소 인원만 대동한 채 이날 아침 강원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에 갔다. 이번 집중호우로 마을 전체가 물속에 잠겼던 곳이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의 외부 행사 등 일정은 경호상 이유로 사전에 공개되지 않는다. 행사 직전이나 끝난 후에 언론에 공표된다. 하지만 이번 김 여사의 일정은 이날 오전까지 청와대 극소수 인원을 제외하곤 아무도 몰랐다.

오후 3시쯤 뉴스1의 현지 주재 기자의 단독기사를 통해 언론에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보통 김 여사의 일정도 의전 차원에서 사전에 공유되는데 이번엔 대부분 몰랐다"며 "영부인의 봉사활동이 외부에 알려지면 오히려 복구 작업에 방해가 될테니, 철저히 비밀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김정숙 여사가 12일 강원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마을에서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0.08.12.   photo@newsis.com[서울=뉴시스]김정숙 여사가 12일 강원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마을에서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0.08.12. [email protected]


김 여사는 이날 오전 8시40분부터 고무장갑을 끼고 수해복구 작업을 시작했다.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닿지 못한 가정의 빨래와 가재도구 정리 및 세척 작업을 하고, 점심에는 배식봉사에 나섰다.
마을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은 김 여사의 방문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한다. 점심식사를 위해 배식장소로 모인 마을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이 배식봉사 중인 김 여사를 알아보고는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청와대는 기자들의 문의가 이어지자 저녁 6시에 "문의가 많아서 알린다. 김정숙 여사는 오늘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에서 수해복구 봉사활동을 했다"며 수해복구 지원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김 여사는 목에 수건을 두르고 고무장갑을 낀 채 쓰레기 더미를 치우고 있었다. 마스크와 밀집모자를 착용한 모습이었는데, 마을주민들은 김 여사를 바로 알아보기 힘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김정숙 여사가 12일 강원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마을에서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0.08.12.   photo@newsis.com[서울=뉴시스]김정숙 여사가 12일 강원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마을에서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0.08.12. [email protected]
이길리는 한탄강과 철원평야를 끼고 있는 68가구 주민 141명이 거주하는 작은 마을로, 1996년과 1999년에 이어 이번에 세번째로 마을 전체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김 여사는 문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7년 7월에도 폭우피해로 어려움을 겪는 충북 청주지역을 찾아 가재도구 정리와 세탁물 건조작업 등 복구작업에 힘을 보태고,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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