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집단연구' 디딤돌…358개 센터 2.3조 투입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08.1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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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연구센터 30년, 대학연구 미래를 깨우다-①]

대학 '집단연구' 디딤돌…358개 센터 2.3조 투입


“국가연구비라는 이름조차 생소했던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면 큰 반향을 일으킬 만했죠. 이전까지 대규모 집단연구는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만 가능했으니까요.”

연구센터지원 사업을 두고 한국연구재단 집단연구지원팀 조석민 선임연구원의 말이다. 조 연구원은 “이 사업 덕분에 대학에서 교육뿐만 아니라 기초과학연구도 수행할 수 있는 제도적 기틀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국내 기초연구 투자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기초과학연구 진흥법’이 제정된 1989년부터다. 당시 과학기술처는 각 대학에 흩어져 있는 우수 연구인력을 특정분야별로 체계화, 집중 지원한다는 취지로 ‘선도연구센터 지원사업’을 추진했다. 대학의 기초연구를 대규모·장기 지원하기 시작한 물꼬였다.



1990년 3월 국내 30개 대학에서 신청한 144건 가운데 총 13개 우수연구센터가 선정되며 본격적인 집단연구지원사업의 서막을 열었다. 우수연구센터엔 3년마다 재평가를 통해 총 9년간 연 10억원 규모의 연구비를 지원했다.

우수연구센터는 이학분야(SRC) 공학분야(ERC) 기초의과학분야(MRC) 융합분야(CRC) 지역혁신분야(RLRC) 총 5개 분야로 구분해 선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선도연구센터 사업은 2020년까지 총 2조3183억원이 투입됐으며 358개 센터를 선정했고, 236개 센터가 지원 종료됐다. 선도연구센터 사업을 시작으로 대학의 기초연구지원은 소형 개인연구와 대형 집단연구 두 축으로 발전하게 됐다.



정병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다른 나라 상황과 비교해봐도 우리나라 집단연구지원사업의 시작은 빠른 편”이라며 “당시 우수연구센터 육성사업은 빠른 정책적 판단이 가져온 성공적 모델이었다”고 평가했다. 미국 국립과학재단은 1985년 ERC(Engineering Research Center)프로그램을 실시했고 영국 공학및물리과학연구위원회(EPSRC)는 1988년 이후 대학의 연구활동과 인력양성을 위한 지원사업을 실시했다.

선도연구센터를 통해 다수이 우수 과학자도 배출됐다. 대표적으로 최근 코로나19(COVID-19)RNA(리보핵산) 전사체를 세계 최초로 분석하고 노벨상 수상자 후보로도 꼽히는 김빛내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전 대통령비서실 과학기술 보좌관인 이공주 이화여대 교수, 오세정 서울대 총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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