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주택시장 안정 때까지 대출규제 위반 점검"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20.08.1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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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코로나 대출만기·이자상환 유예 '재연장' 가닥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2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금융협회장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사진제공=금융위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2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금융협회장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사진제공=금융위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2일 "주택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대출규제 위반 여부를 점검하는 등 시장 교란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금융권 협회장들을 만나 "협회를 중심으로 관련 교육 및 안내에 힘써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 등이 참석했다.



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정부가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대책의 금융조치가 일선 창구 등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돼 의도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협회가 중심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은 위원장은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최근 가계대출이 급증세를 보이는 데 대해 "코로나19(COVID-19)로 어려워서 돈을 빌린 것인지, 주식투자용인지, 아니면 부동산 투자를 위한 것인지는 상황을 더 봐야 한다"고 했다.



다만 "코로나19로 (정부가) 금융권에 돈을 더 풀어달라고 하는 마당에 당장 신용대출을 억제하는 건 (정책 방향과) 상충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은 9조원 늘었다. 은행 가계대출만 7조6000억원 늘었다. 7월 가계대출 증가액만 보면 2004년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특히 은행 신용대출은 3조4000억원 증가했고 2금융권 신용대출은 6000억원 늘었다.

한편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이날 간담회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조치를 재연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코로나19 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금융위는 금융사들의 의견을 추가로 수렴한 뒤 이달 말쯤 재연장 여부를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은 위원장은 "대체적으로 대출 원금과 이자납입 유예 재연장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발표는 (업계) 의견 수렴을 더 해서 이달 말쯤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자상환 유예 조치 재연장을 두고선 금융사들의 리스크 관리에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단 지적이 나온다. 이자 납입 여부는 대출 부실을 판단하는 중요한 잣대 중 하나인데 이자납입을 유예하면 이를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추후 '부실대출' 폭탄이 쏟아져 금융사들의 리스크 관리에 어려움이 뒤따를 수 있다.

은 위원장은 "이자상환 유예는 업계에서 걱정이 있었지만, 실제로 이자납입 유예를 신청하는 건수도 감소하고 있다"며 "금융권의 부담이 걱정하는 것보단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네이버 등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과 관련한 상생협력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이와 관련해선 금융당국과 금융사, 빅테크, 핀테크, 학계 등이 참여하는 '민관합동 협의체'(디지털 금융협의회)가 본격 가동된다.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도입을 앞두고 불거진 네이버의 검색·쇼핑정보 공유 이슈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은 위원장은 "기존 금융업권이 빅테크와 관계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점을 은행·카드·저축은행 등 모든 업권에서 이야기했다"며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부터 협의체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협회장들은 협의체를 통해 '동일기능·동일규제' 등 공정한 경쟁 환경이 조성되길 기대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아울러 은 위원장은 정부가 추진 중인 '한국판 뉴딜'의 성공을 위해 금융권의 역할도 당부했다. 은 위원장은 "한국판뉴딜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 경제를 선도형 경제로 대전환하기 위한 핵심과제"라며 금융권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협회장들도 정책 취지에 공감하며 뉴딜펀드 등의 구체적 내용이 확정되면 업계와 동참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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