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 가시가 없네? 케어푸드로 '먹는 기쁨' 되찾은 할머니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2020.08.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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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eat)사이드]'케어푸드 원조' 풀무원 푸드머스 H&C사업부 신희경 풀스케어DM

'케어푸드 원조' 풀무원 고령식품 개발팀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케어푸드 원조' 풀무원 고령식품 개발팀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생선 가시가 없네? 케어푸드로 '먹는 기쁨' 되찾은 할머니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먹는 기쁨'은 젊은 세대에겐 당연한 일상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노화가 진행되면 걱정 없이 먹는 기쁨은 당연하지 않은 특권이 된다.

풀무원 푸드머스가 2015년 일찌감치 케어푸드 시장에 뛰어든 이유다. 풀무원 시니어 전문브랜드 '풀스케어'에서 5년 넘게 케어푸드 개발에 몸 담고 있는 신희경 DM은 "고령화 사회에서는 어르신들의 건강상태와 식생활이 중요한 화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3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식품기업인 풀무원이지만, 존재하지 않는 시장을 개척하기란 쉽지 않았다. 나라별로 식습관이 다르다보니 해외 제품을 벤치마킹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신 DM은 "한국 어르신들은 나이를 드셔도 고기나 나물을 씹고 싶어 하시고, 정부에서 틀니나 임플란트 지원도 잘 해줘서 실제로 나이에 비해 씹는 능력이 좋은 편"이라며 "국내 케어푸드 소비자의 입맛을 파악하고 적절한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풀스케어 개발팀의 목표는 섭취와 소화가 쉬우면서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먹거리 개발이었다. 죽이나 스프, 싱거운 국물 등 병원식, 환자식 등 '케어푸드'를 둘러싼 편견을 깨고 음식 다운 음식을 만들기 위해 풀무원의 식품개발 노하우와 기술력을 집약했다.

실제로 풀스케어 제품들은 겉보기에 젊은 세대가 먹는 음식과 큰 차이가 없다. 가시 바를 필요 없는 생선 조림, 부드럽게 씹히는 불고기, 소화 걱정 없는 만두, 잇몸 상처 걱정 없는 튀김, 치아 걱정 없는 떡 등…. 기존 음식의 맛과 형태를 유지하면서 섭취와 소화가 편하도록 개발됐다.

풀무원은 올해 3월 '풀스케어' 제품 온라인 판매를 본격 시작하면서 개별 소비자를 위한 소용량 제품 라인을 확장할 계획이다. 신 DM은 "병원, 요양원 등 시설에 계신 어르신보다 집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고령 소비자가 더 많다"며 "지금까지는 병원, 요양원에 들어가는 대용량 제품이 많았으나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면서 다양한 소용량 제품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케어푸드 시장은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 2025년 '초고령사회'를 앞둔 국내 식품업계는 '케어푸드' 사업에 힘을 쏟는 이유다. 일찌감치 케어푸드 시장에 진출한 풀무원을 필두로 아워홈, 신세계푸드, 현대그린푸드, CJ푸드빌 등도 케어푸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신 DM은 케어푸드 시장이 바른 방향으로 성장하려면 케어푸드 기준이 좀 더 세분화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세운 케어푸드 기준으로는 시장 진입이 수월해 시장 규모는 커질 수 있으나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시장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 좀 더 전문화, 세분화된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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