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가 살렸다…증권사, 2분기 사상 최대 실적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0.08.12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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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가 살렸다…증권사, 2분기 사상 최대 실적


코로나19(COVID-19)로 위기를 맞았던 증권사들이 '동학개미' 덕분에 살아났다.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열풍이 이어지며 중개수수료(브로커리지) 수익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증시 급반등에 따른 운용 수익도 크게 개선되면서 2분기 증권사들의 역대급 실적이 예상된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10개 주요 증권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총 1조7587억원, 당기순이익은 총 1조311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65.8%, 50.7% 급증했다.

총 매출액은 14조868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3.2% 감소했지만 내실있는 영업으로 이익은 오히려 증가했다.



증권사들의 이익 개선은 일명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 덕이다.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인 중개수수료 수입이 급증한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8조263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배(96.4%) 급증했다. 2분기 평균은 21조8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30% 많은 거래량이다.

주식 거래 수수료 마진은 0.05% 정도에 불과하지만 거래량이 폭증하면서 증권사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실제 개인 고객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 (123,300원 ▼3,100 -2.45%)의 경우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은 각각 3140억원, 순이익이 219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80.9%, 314%나 성장했다.

리테일 수익은 165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8.6% 늘었는데 이 중 수탁수수료 수익이 2889억원으로 134.5% 급증했다. 고객 예탁자산은 45조원으로 올해 1분기보다 30% 늘었다. 해외주식 약정은 5조9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84.4% 증가했다.

KB증권 역시 2분기 수탁수수료가 1466억원으로 지난 1분기보다 50% 가까이 늘었다. 올해 상반기 수탁수수료만 2447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수탁수수료(2450억원) 수준에 다다랐다.

NH투자증권 (11,160원 ▼180 -1.59%)의 2분기 수탁수수료는 146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1.5%, 전년 동기대비 121.9% 급증했다. 미래에셋대우 (7,150원 ▼140 -1.92%) 역시 수탁수수료가 전 분기대비 32.5% 늘어난 1899억원을 기록하며 역대급 실적을 이끌었다.

수수료뿐 아니라 증권사 자체 운용 수익도 크게 개선됐다. 지난 1분기엔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며 ELS(주가연계증권) 등 파생상품 운용 과정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 실적 쇼크로 이어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지난 1분기에만 총 2조2760억원에 달하는 파생상품 거래 손실을 입었다. 이로인해 1분기 증권사들의 영업이익은 80% 가까이 급감했고 영업손실을 기록한 증권사도 속출했다.

그러나 증시가 급반등하며 평가 손실로 인식됐던 투자자산 대부분이 플러스로 전환됐다.

미래에셋대우는 2분기 운용 손익이 3198억원으로 지난 1분기보다 479.2% 급증했다. NH투자증권의 운용 손익은 1분기 1716억원 적자에서 2분기 2349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보다는 5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아직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등 주요 증권사의 실적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이들 역시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실현할 것이란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대비 32.5% 증가한 1776억원, 한국금융지주는 12.9% 늘어난 3069억원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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